41년 만에 돌아온 마포 석유비축기지 '석유탱크가 문화공원으로'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17.08.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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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비축기지 9월1일 정식 개원"… 전시·공연·시민장터 등으로 활용

문화비축기지 전경/사진제공=서울시문화비축기지 전경/사진제공=서울시


서울 마포 석유비축기지가 복합문화공간으로의 변신을 마무리하고 다음달 1일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 이 곳은 1급 보안시설로 41년간이나 서민들의 접근이 엄격히 통제된 지역이다.

서울시는 복합문화공간 ‘문화비축기지’가 다음달 1일 정식 개원한다고 24일 밝혔다. 오는 10월 14일에는 개원을 기념해 시민 축제가 열린다.



마포 석유비축기지는 유사시 안정적인 석유 공급을 위한 목적으로 1차 석유파동 직후인 1878년 준공됐다. 이 곳은 착공시점인 1976년부터 40여 년간 1급 보안시설로서 일반인의 접근이 차단됐다. 특히 상암 월드컵경기장이 지어지면서 위험시설로 분류돼 2000년 11월 폐쇄됐고 이후 10여 년간 사실상 버려진 채 방치돼왔다. 서울시는 이에 2013년 마포 석유비축기지를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한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2015년 공사에 착수했다.

문화비축기지는 2년 여간의 공사를 거쳐 거대한 시민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축구장 22개와 맞먹는 14만22㎡의 부지 한가운데 공연, 장터, 피크닉 등이 가능한 열린공간(문화마당, 3만5212㎡)이 들어서고 그 주변으로 각각 독특한 형태로 꾸며진 6개의 탱크(T1~T6, 10만4810㎡)가 위치한다.



문화비축기지 5번탱크(이야기관) 내부/사진제공=서울시문화비축기지 5번탱크(이야기관) 내부/사진제공=서울시
소임을 다한 석유 탱크는 내외장재와 옹벽 등 기존 자원들을 최대한 재활용하는 재생 방식을 통해 새 모습으로 다시 탄생했다.

1번 탱크(T1)는 미국 뉴욕의 애플스토어와 같은 형태의 유리돔으로, 2번 탱크(T2)는 외부 철제를 제거하고 공연장으로 각각 사용된다. 3번 탱크(T3)는 송유관 등 석유비축기지 조성 당시 모습을 볼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됐고 4번 탱크(T4)는 상부 구멍을 통해 햇빛이 쏟아져 들어와 숲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주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마지막 6번 탱크(T6)는 1, 2번 탱크에서 걷어낸 철판을 내·외장재로 활용해 커뮤니티센터(T6)로 꾸며졌다.

친환경 설비에도 공을 들였다. 문화비축기지 내 모든 건축물은 신재생에너지인 지열)을 활용해 냉‧난방을 해결하며 화장실에서 소비되는 생활용수와 조경용수는 생활하수와 빗물을 재활용해 사용하게 된다.


문화비축기지의 향후 운영은 시민 협치형 공원 운영 모델인 협치위원회가 주도하게 된다. 민간·지역 전문가 등 시민 참여를 통해 올초 구성을 마친 협치위원회는 문화비축기지 운영 전반에 대한 기획, 자문, 결정 등의 역할을 맡는다.

최윤종 시 푸른도시국장은 “문화비축기지는 쓰임이 다한 산업화시대 유산을 새로운 쓰임으로 전환하는 도시재생의 대표모델이자 친환경 랜드마크”라며 “41년간 시민과 단절됐던 공간이 문화공원으로 다시 태어남으로써 사람이 모이고 지역 경제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비축기지에서는 다음달 1일 정식 개원부터 연말까지 3개월간 시민시장(달시장, 마르쉐 등), 자전거·우크렐레 음악축제, 매봉산 생태지도 만들기 워크숍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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