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우 기아차 사장 "상여금 통상임금되면 현대차 가만 있지 않을 것"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장시복 기자 2017.08.22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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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자동차산업 위기 대응 간담회…"과거 소송에 발목잡혀 현재 어려움 극복, 미래 투자 안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 주최로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쉐라톤서울팔래스강남 호텔에서 최근 자동차 산업 위기 관련 대응책 간담회가 열렸다. 김용근 자동차산업협회장이 발언하는 가운데 왼쪽에 박한우 기아차 사장이 앉아 있다./뉴스1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 주최로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쉐라톤서울팔래스강남 호텔에서 최근 자동차 산업 위기 관련 대응책 간담회가 열렸다. 김용근 자동차산업협회장이 발언하는 가운데 왼쪽에 박한우 기아차 사장이 앉아 있다./뉴스1


"자동차 산업은 야근과 잔업이 많은데, 상여금이 앞으로 통상임금이 되면 기아차 (112,000원 ▼1,600 -1.41%)현대차 (237,000원 ▼7,000 -2.87%)보다 (임금을) 50% 이상 더 줘야 한다. 그러면 현대차는 가만히 있겠는가. 노동 시장에 분란이 일어날 것 같다."



박한우 기아자동차 사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쉐라톤서울팔래스강남호텔에서 열린 '우리나라 자동차산업 진단과 대응을 위한 간담회'에서 기아차가 이달말 통상임금 1심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것과 관련 이같은 소회를 밝혔다.

박 사장은 "저의 한마디가 재판에 영향을 줄까봐 굉장히 조심스럽다"면서도 "통상임금은 기아차가 뭘 그렇게 특별히 많이 잘못한 것이 없다. 노동부 지침에 따라 (직원들에게) 돈도 줄 만큼 많이 줬는데, '15일 미만 퇴직자는 1할 계산해서 상정한다'는 이 문구 하나때문에 (현대차와)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소송이 과거분인데, 지금 기아차가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 어렵고 미래 투자할 것도 많은데 과거에 발목이 잡혀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에서도 노동부 지침과 법리가 있는데, 불확실성이 해소될 수 있도록 법적으로 정리해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2년 연속 차가 덜 팔린다. 2년 연속 덜팔리고 안팔린다는 그 자체가 위기의 시그널"이라며 "상반기 중국에서 전년 대비 50% 이상 마이너스가 났고, 미국에서는 소매 판매가 8~9% 줄어 들었다"고 전했다.

최근 재판부에 탄원서를 낸 것과 관련, 그는 "형사 사건은 피고인 최후 변론이 있는데 통상임금 소송은 민사여서 없다. 노조 측에서 충분히 법적으로 신의성실에 의해서 해온 것을 뒤엎고 재판에 회부해서, 저도 피고의 대표로서 재판부에 의견 피력 및 탄원 자격이 있어서 1주일 걸려 (탄원서를) 썼다"며 "탄원서를 어제 수거하라고 했는데 수거할 생각이 없다. 재판부에 의견을 말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통상임금 1심 판결을 앞두고 지난 21일 재판부에 신의성실의 원칙을 적용해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냈다. 기아차 노조는 이에 반발하며 이날부터 소하, 화성, 광주, 정비, 판매 등 5개지회 조합원 2만8000여명이 부분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의 근로시간 단축 요구와 관련, 그는 "근로시간 단축 요구는 좋은데,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결국 생산량이 줄 것"이라며 "잔업, 특근을 안하고 생산량이 줄게 되면 수출량도 줄어서 그렇게 되면 과연 회사가 경영성과를 낼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또 "수출이 줄면 글로벌 경쟁력을 어떻게 지키겠는가가 문제다. 근로시간 단축은 미래 임금과 연관되는 문제이지만, 수출이 줄면 향후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겠는가. 노조 협조도 필요한 부분인데 그 부분이 협조가 될 수 있을 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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