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브르에 지쳤다면' 유럽의 보물 '작은 미술관' 여행

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2017.08.19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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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새책] '유럽의 작은 미술관'…여행자를 설레게 하는 숨은 미술관 기행

'루브르에 지쳤다면' 유럽의 보물 '작은 미술관' 여행


휴가철 유럽 미술관 여행은 '전쟁터'를 연상시킨다. 관람객들은 한정된 시간 내 미술품을 모두 눈에 담아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간과의 사투를 벌이기도 한다. 모나리자와 같은 '대작'을 보기 위해서는 인파를 비집고 들어가야 한다. 때로는 혼자 느긋하게 미술품을 감상하고 싶어지는 이유다.

이 책은 '루브르', '오르세', '우피치' 등 유명한 박물관에 대한 책이 아니다. 저자는 유럽 8개국 11개 도시를 여행하며 찾은 17개 미술관을 소개한다.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역사적인 훌륭한 미술품을 품고 있다. 내 걷는 속도대로, 여유롭게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미술관은 꽤 규모 있는 곳부터 거의 이름 들어보지 못한 곳까지 다양하다. 가장 다양한 미술관이 소개된 곳은 오스트리아다. '벨베데레 미술관'은 온통 황금빛 물결이다. 클림트의 '키스'와 에곤 실레의 수많은 작품이 있다. '빈 분리파 미술관'에서는 클림트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베토벤 프리즈'를 만날 수 있다. 18세기 황실 마구간을 새로 단장한 '레오폴트 미술관'과 뒤러, 뭉크, 샤갈 등의 작품으로 알찬 기획전을 선보이는 '알베르티나 미술관'도 있다.

독일 '게멜데 갤러리'와 네덜란드 '마우리츠호이스 미술관'에서는 각각 베르메르의 걸작 '진주 목걸이를 한 여자'와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만날 수 있다.



달리의 팬이라면 놓쳐서는 안 될 곳도 있다. '바르셀로나 달리 미술관'은 스페인 북부 작은 도시 피게레스에 있지만 외관부터 범상치 않다. 달리가 직접 건축을 지휘했기 때문이다. 거대한 유리돔과 여배우의 얼굴 형태를 한 방, 그리고 벽면을 가득 채우는 그림까지. 이곳은 공간 그 자체만으로도 독특하고 재미있다.

"작은 미술관이라고 해서 소장한 작품들이 기대에 못 미친다거나 미술관 규모 자체가 작을 거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실은 서양 미술의 걸작을 직접 감상하려면 꼭 가 봐야 하는 곳이 이런 작은 미술관들이다."(10쪽)

◇유럽의 작은 미술관=최상운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348쪽/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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