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샤 마이스키 "연주는 '악기'아닌 '사랑'으로 하는 것"

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2017.08.15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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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9월 12일 내한공연 '첼로 리사이틀' 여는 '첼로 거장' 미샤 마이스키…"로스트로포비치는 내 두번째 아버지"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오른쪽)와 딸 릴리 마이스키. /사진=크레디아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오른쪽)와 딸 릴리 마이스키. /사진=크레디아


'한국인이 사랑하는 첼리스트', '친한파 첼리스트', '첼로계의 음유시인', '장한나의 스승'….



국내에서도 수많은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첼로 거장' 미샤 마이스키(69)가 딸 릴리(30)와 내한한다. 2년 만의 내한이지만, 1988년 첫 한국 공연 이후 통산 21번째다. 15일 마이스키 부녀를 이메일 인터뷰로 먼저 만났다.

"한국 관객들은 굉장히 호응이 좋고, 제가 개인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음악을 즐겨요. (그런 반응들이) 제가 정말 즐겁게 연주할 수 있도록 해주죠. 다시 초대받아서 기쁘고 언제든 기회만 있다면 돌아와서 연주하고 싶습니다."



'미샤 마이스키 첼로 리사이틀'은 오는 9월 12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개최된다. '슈만 환상소곡집', '브람스 첼로 소나타 2번', 풀랑크의 '사랑의 길' 등을 연주한다. 마지막 곡은 므스티슬라프 로스트로포비치 서거 10주년을 맞아 그에게 헌정된 브리튼 첼로 협주곡을 택했다.

마지막 곡은 마이스키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그는 전설적인 첼로 거장인 로스트로포비치와 그레고르 피아티고르스키를 모두 사사한 유일한 첼리스트로, 로스트로포비치와는 모스크바 음악원에서 4년간 공부했다. 그가 뮤지션이자 첼리스트로 발전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준 스승이자 '아버지'다.

"(로스트로포비치는) 저에게 선생님 그 이상이었어요.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 역할을 대신 해주셔서 제 두 번째 아버지와도 같죠. 그에게서 배운 가장 큰 교훈은 우리가 연주하는 음악이 가장 중요한 것이고, 우리는 음악을 표현해내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해야 한다는 거예요. 제가 얼마나 연주를 잘하는지 뽐내는 용도로 음악을 쓰는 건 잘못된 방식이죠. 첼로는 그저 음악을 표현하기 위한 하나의 매개체예요."


이번 무대도 피아니스트인 딸 릴리 마이스키와 함께 한다. 13년째 협연을 하면서 어린 딸은 30대 연주자가 됐다. 부녀간의 충돌은 없었을까. 딸은 "지금까지 아버지와 음악적 견해 차이가 있었던 적은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적다"며 "전 세계 다양한 곳을 돌아다니며 실내악을 연주한다는 것만으로도 내겐 큰 행운"이라고 겸손해 했다.

미샤 마이스키는 한국인 연주자와도 협연했다. 그의 제자인 첼리스트 겸 지휘자 장한나를 비롯해 2년 전에는 지휘자 정명훈,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와 베토벤 트리오 공연을 하는 등 인연을 이어왔다. 그는 "한국은 갈수록 더 많은 젊은 뮤지션들을 배출해내고 있다"며 "이는 매우 축하할 일"이라고 밝혔다.

"저는 제가 연주하는 모든 곡을 사랑해요. 제 목표는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연주를 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연주는 생각과 악기보다는 '마음', 즉 '사랑'으로 해야 합니다. 그래서 연주하는 곡에 애착을 가질 수 없다면, 차라리 그 곡은 연주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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