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문재인케어'에 운명 갈린 제약·손보株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7.08.10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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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파격 '비급여의 전면적 급여화' 추진...제약주 강보합, 손보주 줄줄이 급락세

[내일의전략]'문재인케어'에 운명 갈린 제약·손보株


문재인 정부가 야심차게 발표한 건강보험 보장 강화 정책, 이른바 '문재인 케어'에 제약주와 손해보험주의 운명이 엇갈렸다. 비급여의 전면적 급여화를 통해 제약업체들은 매출 성장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 제기된 반면 손보주는 보험료 인하 및 잠재적 가입자 감소 위험에 직면하게 됐다.



10일 코스피 시장에서는 종근당 (110,200원 ▼3,300 -2.91%)이 3000원(2.82%) 오른 10만9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일양약품 (14,330원 ▼40 -0.28%) 유나이티드제약 (23,600원 ▼300 -1.26%) 한올바이오파마 (37,400원 ▼650 -1.71%) 등도 2%대 상승세를 나타냈다. 반면 흥국화재 (4,180원 ▼30 -0.71%)는 8.47% 급락했고 한화손해보험 (4,405원 ▼140 -3.08%)도 8.15% 내렸다. 그밖에 롯데손해보험 (3,195원 ▲395 +14.11%)이 -5.08%, 현대해상 (30,500원 ▼350 -1.13%) -2.41%, 삼성화재 (306,000원 ▼3,000 -0.97%) -3.86%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번에 발표된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 강화 정책의 핵심은 3800여개에 달하는 비급여 진료항목을 2022년까지 단계별로 급여화해 건강보험에 편입한다는 것이다. 미용과 성형 등을 제외한 비급여 항목을 건강보험에 적용하고 상급병실료와 간병에도 보험이 적용될 예정이다.



◇"문재인 케어 반갑다" 제약주 '방긋'=제약바이오 업종 애널리스트들은 문재인 케어가 의료 시장의 파이를 키워 제약업체의 매출 증대를 촉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근희 KB증권 연구원은 "비급여 항목의 급여화를 통해 본인 부담금이 낮아지면 의료 서비스에 대한 환자들의 접근성이 강화될 것"이라며 "국내 처방약 시장이 확대되면서 제약업체들은 전반적인 외형 성장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돼 제약업종 투심에 긍정적이다"라고 판단했다.

제약사들은 정책 현실화시 비급여 의약품은 급여를 인정받으면서 매출액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 또 MRI(자기공명영상) 검사와 초음파 검사 확대로 각종 질환 환자가 증가하면 의료시장 전체가 커질 전망이다. 임플란트와 틀니의 본인부담률이 50%에서 30%로 낮아져 의료기기 업체도 수혜가 기대된다.


또 문재인 정부는 신의료기술평가를 통과한 새로운 의료 기술이 비급여가 되지 않도록 최대한 급여 또는 예비급여에 편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세포치료제와 유전자치료제 등 신약을 개발하는 국내 바이오업체에도 긍정적이란 평가다.

[내일의전략]'문재인케어'에 운명 갈린 제약·손보株
건강보험 비용 증가로 향후 약가인하 압력이 증가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나 선진국 대비 낮은 국내 약가를 고려할 때 전문가들은 대규모 인하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김태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전일 정부 발표에서 약가인하에 대한 언급은 없었고 지금도 논의 중인 약가인하 정책은 없다"며 "이번 정책은 급여화 범위 대폭 확대로 제약바이오 업체 매출 증대에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손해율 줄어도 악재…손보株 '울상'=이날 손보주는 건강보험 보장 강화 정책 발표에 급락했다. 이번 정책이 원안대로 강행될 경우 단기적으로 손보사 장기위험손해율 개선이 예상되지만 투자자들은 보험료 인하 가능성과 한 발 더 나아가 가입자 감소 가능성에 좀더 무게를 뒀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정책 목적은 손보사들의 이익 개선이 아니므로 손해율 개선은 보험료 인하로 귀결될 것"이라며 "지금은 손보주에 대한 냉정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또 실손의료보험에서 보장하는 비급여가 건강보험으로 편입될 경우 손보사 입장에서는 지급보험금 감소 뿐 아니라 위험보험료의 상당액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남석 KB증권 연구원은 "손해율이 개선되더라도 위험보험료가 줄며 이익 증가분은 크지 않을 갓"이라며 "이번 정책은 손보주 주가에는 부정적 영향을 더 크게 미칠 것이며 중장기적 리스크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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