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무시해 버릴 수 있다. 그리고 세상에 이처럼 1년 중 특정한 달에만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이 어디 있냐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조금만 깊이 생각해보면 이는 매우 흥미로운 질문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왜냐하면 8월이 아닌 9월, 10월 등으로 차례로 조사해보면 1년 가운데 어느 달이 주식투자에 가장 좋은 달인지 혹은 가장 나쁜 달인지 알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997년부터 2016년까지 코스피 시장은 8월 한 달간 평균 1.11% 하락했다. 따라서 지난 20년간 1년 가운데 8월에만 코스피에 투자했다면 총 22.2%의 손실을 입었다.
만약 지난 20년간 8월 한 달만 코스닥에 투자한 사람이 있다면 그는 총 45.4%의 돈을 날렸을 것이다.
이 정도면 8월은 주식투자에 아주 안 좋은 달이다. 그런데 8월이 유독 주식투자에 나쁜 걸까? 혹시 더 나쁜 달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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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이 8월보다 주식투자에 더 나쁜 달로 판명됐다.
1997~2016년 사이 코스피 시장은 9월 한 달간 평균 1.33% 하락했고, 코스닥 시장은 평균 3.13% 떨어졌다. 따라서 한국 증시에서 최악의 달은 9월이고 8월이 그 다음으로 나쁜 달이었다.
그러나 미국 뉴욕 증시를 보면 상황이 역전된다.
재무정보 사이트 머니침프(moneychimp)에 따르면, 1997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 S&P500지수의 8월 평균 상승률은 –1.48%로 1년 가운데 최악이었다. 9월은 –0.78%로 8월 다음으로 주식투자에 나쁜 달이었다.
종합해보면, 한국과 미국 증시 모두 지난 20년 간 8·9월이 주식투자에 가장 나쁜 달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개미들은 8~9월에 주식시장을 떠나는 게 상책일까?
만약 지난 20년간 8~9월 두 달만 코스피에 투자했더라면 총 48.8% 넘게 손실을 봤다. 그리고 코스닥에 투자했다면 손실 규모가 총 108%에 달했다. 1년에 단 두 달만 주식투자를 했을 뿐인데 코스닥 투자로 돈을 모두 날려 버린 것이다.
이쯤 되면 개미들은 8~9월엔 차라리 증시를 떠나는 게 속 편할 수 있다.
그런데 역발상(contrarian) 투자라는 게 있다. 주식투자에 가장 나쁜 달에 주식을 사면 상대적으로 싸게 주식을 매수할 수 있고 나중에 주가가 오른 뒤 팔면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실제로 역사적으로 9월이 지나면 주식투자에 좋은 달들이 찾아왔다. 1997년부터 2016년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주식투자에 가장 좋은 달은 11월, 12월, 1월이었다.
코스피 시장의 11월 평균 상승률은 3.04%, 12월은 2.07%이었고 1월은 3.27%로 1년 가운데 가장 좋은 달로 기록됐다. ‘1월효과’(January effect)란 말이 달리 나온 게 아니다.
코스닥 시장의 경우엔 1월(3.75%), 2월(2.47%), 4월(2.40%)이 주식투자에 좋은 달이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1월효과는 분명히 나타났다.
미국 뉴욕 증시(S&P500)는 10월(1.70%), 11월(1.38%), 12월(1.43%)이 전통적으로 주식투자에 아주 좋은 달이었다.
따라서 8~9월 증시가 한창 하락할 땐 주식시장에서 멀리 떠나 있다가 이후 천천히 주식을 사 모으면 11월 이후 높은 주가에 팔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게다가 9월 이후엔 증시가 오른 경우가 떨어진 경우보다 훨씬 더 많았다.
코스피 시장은 지난 20년 간 11월, 12월, 1월에 모두 12번 상승하고 8번 하락해 상승이 절대적으로 많았다. 미국 뉴욕 증시에서도 10~12월 기간은 상승한 횟수가 최고 3배까지 많았다.
따라서 주식시장이 8~9월에 하락한다고 해서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다만 역사적으로 보면 8~9월이 주식투자에 나쁜 달이기에 섣불리 주식투자에 나서지 않는 게 현명한 일이다.
특히 8월초에 주식투자에 나설 경우 향후 몇 달 동안은 마음고생만 하기 십상이다. 그러니 8월엔 머리도 식힐 겸 휴가를 떠나거나 봉사활동을 하는 게 낫다.
개미들이여, 8월엔 증시에서 멀리 떠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