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000억" 신영마라톤중소형 펀드 '돌풍'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7.08.03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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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액 9일 만에 1000억 돌파...환매 폭풍 속에서 이뤄낸 '기적'…PB들 앞다퉈 추천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


저평가된 중소형주 100여 개에 분산투자하는 신영자산운용의 '신영마라톤중소형' 펀드가 출시 9거래일 만에 1000억원을 돌파하며 펀드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펀드 환매가 쏟아지는 증권가에서 단기간에 1000억원을 모으며 '화제의 신상품'으로 부상했다.

3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이날 기준 신영마라톤중소형 펀드에 총 1026억원이 유입됐다. 7월24일 설정 이후 열흘도 지나지 않아 1000억원이 몰린 것이다.



이선영 신영증권 패밀리오피스 PB(프라이빗뱅커)는 "올 들어 코스피 지수와 대형주가 많이 올랐기 때문이 신규 진입에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들이 많이 가입했다"며 "저평가 가치주에 투자한다는 신영자산운용의 철학에 공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믿고 가입한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신영마라톤중소형 펀드는 기존 신영자산운용의 대표펀드인 신영마라톤 펀드와 신영밸류고배당펀드가 투자할 수 없는 중소형 주식을 편입할 예정이기에 기존 고객들의 추가 가입도 많았다.



이 PB는 "신영밸류고배당이나 신영마라톤은 펀드 사이즈가 커지면서 시가총액 1000억원 미만 종목에 의미 있는 투자를 하는 것이 어려워진 측면이 있다"며 "신영자산운용이 시장에서 획득한 신뢰를 바탕으로 중소형주 펀드를 출시했다는 점도 투자자 관심을 끌었다"고 언급했다.

출시 초기 신영증권, 대신증권, 한국투자증권 3곳에 그쳤던 판매사도 빠르게 확대돼 현재 증권사 16곳, 펀드슈퍼마켓과 신한은행, NH농협은행을 포함해 총 19개 판매사에서 가입이 가능해 졌다.

특히 펀드 자금 유입의 유의미한 변곡점인 1000억원을 단기간에 돌파했기 때문에 향후 자금 유입 속도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사장은 "코스피가 8개월 연속 상승한 현 시점에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대형주를 매수하긴 부담스러운 시기"라며 "저평가된 우량 중소형주를 깔아놓고 기다리는 '매수 후 대기' 전략이 유효할 때다"라고 말했다.

허 사장은 "전일 세법개정안으로 고액자산가들이 개별 종목에 투자할 경우 과세가 크게 강화돼 공모펀드가 대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영마라톤중소형 펀드가 돌풍을 일으키며 중소형주 펀드 시장 구도에도 변화가 예고된다. 현재 3대 중소형주 펀드는 KB자산운용의 KB중소형주포커스,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중소형FOCUS, 메리츠자산운용의 메리츠코리아스몰캡으로 이들 펀드는 올 들어 자금 유출이 계속되고 있다.

KB중소형주포커스와 삼성중소형FOCUS, 메리츠코리아스몰캡 펀드에서는 각각 2일 기준 연초대비 1758억원, 758억원, 235억원이 빠져나갔다. 이날 기준 각각의 설정액은 사이즈가 가장 큰 KB중소형주포커스가 7771억원이고, 삼성중소형FOCUS가 7005억원, 메리츠코리아스몰캡이 2992억원이다.

신영자산운용은 신영마라톤중소형 펀드를 3000억원 수준에서 소프트클로징(신규 가입 제한)할 예정이다. 신영자산운용 관계자는 "중소형주 펀드의 효율적인 수익률 관리를 위해서는 3000억원 정도의 사이즈가 적당하는 것이 펀드 운용역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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