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실체있는' 수혜주, 지배구조 프레임 벗을까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7.07.31 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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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대해부]삼성SDS, 4차산업혁명 선도 기업으로 부상할까

삼성SDS가 ‘황태자의 주식’인 이유는 삼성그룹의 후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분 9.2%(711만6555주)를 보유해서다. 이 부회장의 삼성SDS 지분은 상장 전부터, 상장 후에도 지주사 전환 등 지배구조 개편에 활용될 것으로 관측되며 주가를 지탱해왔다.

하지만 올해 4월 삼성전자는 지주사 전환 계획을 백지화하고 지주사 전환을 위해 축적된 것으로 간주되던 자사주 13.3%를 전량 소각 결정했다. 이에 따라 삼성SDS의 지배구조 프리미엄도 사라지게 됐고, 시장에서는 이제 지배구조 이슈로 주가가 오르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실체있는' 수혜주, 지배구조 프레임 벗을까


◇인공지능·스마트팩토리·블록체인의 '삼박자'=사라진 지배구조 테마를 대체한 것은 ‘4차 산업혁명’ 테마다. 삼성그룹의 IT전문기업 삼성SDS를 둘러싸고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다양한 테마가 거론되고 있지만 회사 측이 역점사업으로 추진 중인 것은 △AI(인공지능) △스마트팩토리(디지털 자동화 솔루션과 정보통신기술이 적용된 지능형 생산공장) △블록체인(가상화폐의 거래정보를 저장하는 공공거래 장부) 세 가지다.



삼성SDS의 IT서비스는 삼성계열사에 IT 인력을 파견해 전산을 관리하는 사업과 '솔루션' 공급으로 나뉜다. 솔루션이란 자료를 분석하는 일종의 분석 플랫폼(운영체제)을 말한다. 하지만 데이터의 양이 폭발하면서 과거의 솔루션 기반으로는 방대한 양의 정보를 처리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삼성SDS는 최근 인공지능(AI) 기반의 기업용 데이터 통합 분석 플랫폼인 '브라이틱스 AI'를 공개했다. 브라이틱스 AI는 수억 건의 정보(빅데이터)를 처리하는데 통상 3시간 정도 걸리던 과정을 10분 이내로 단축시켰다. 삼성SDS는 브라이틱스 AI를 물류는 물론 제조, 마케팅, 보안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했으며 향후에는 금융, 서비스 분야로도 확대시킬 계획이다.



스마트팩토리 관련 기술인 '넥스플랜트' 솔루션은 공장의 제조 공정에 인공지능을 적용, 사물인터넷을 통해 설비의 센서 데이터를 수집, 분석해 공장 설비의 상태를 실시간 진단하고 문제점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는 공장 제조 설비의 문제점을 진단하는데 기존에 12시간 소요되던 분석 시간을 10분 이내로 단축시킨다. 넥스플랜트를 통해 역사상 가장 효율적이고 생산성 높은 공장이 가능해진 것이다.

아울러 삼성SDS는 2015년부터 가상화폐 시대의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 기술개발을 추진해, 기업용 블록체인 플랫폼 '넥스레저'를 선보였다. 삼성카드에는 이미 도입됐으며 이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신분증과 지급결제서비스가 나와 있다.

현재 물류 부문에 블록체인을 적용하기 위해 관세청, 해양수산부와 현대상선, 고려해운 등 물류업체들이 참여한 '해운물류 블록체인 컨소시엄' 발족을 주도해 수출입 물동 대상 전반에 걸쳐 블록체인 기술을 시범 적용하고 있다.


◇성큼 다가온 4차산업의 미래=삼성SDS의 브라이틱스 AI, 넥스플랜트, 넥스레저는 이미 삼성계열사에 도입됐다. 삼성그룹과 삼성계열사들의 4차산업 제조 혁명을 위한 IT서비스가 삼성SDS를 통해 이미 제공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삼성SDS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내놓은 미래에셋대우는 2020년에는 IT서비스 매출 가운데 솔루션, 스마트팩토리 등 4차산업 관련 신사업 비중은 50%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IT서비스 산업에서 4차 산업혁명이라는 구조적 패러다임의 변화가 도래했다"며 "경쟁력 제고를 위한 IT 설비 투자 수요가 증대될 것이며 삼성SDS의 수익성 개선이 대폭 가능하겠다"고 전망했다.

과거 IT 설비투자 지출은 영업활동에 대한 보조 수단으로 간주됐다. 경기가 둔화될 경우 IT부문 투자는 중단됐고 삼성SDS의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선제적 대응 필요성이 대두되며 기업 입장에서 IT설비 투자는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중요한 전략으로 인식이 전환되는 추세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신규 사업 가시화 및 확대로 성장성이 서서히 부각될 것"이라며 "30년간 삼성전자 등 다수 기업의 공장 및 제조현장에 적용한 경험을 집대성한 넥스플랜트, 블록체인 플랫폼 넥스레저 등 관련 기술에 주목할 시기"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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