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아시아의 개' 고배당주 찾아보니…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7.07.28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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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불기 전, 무더울 때 배당주 입도선매...한국판 '다우의 개' 종목은

'찬바람이 불면 배당주'라는 고정관념은 초저금리 기조가 시작된 이후 거의 사라졌다. 가을, 겨울이 아닌 사시사철 노후를 위해 배당주 주가가 쌀 때면 사 모으는 투자자들이 많이 늘어난 탓이다.



2014년 이후 시작된 배당주 대장세와 2017년 코스피 사상 최고가 행진에 배당주 주가도 많이 올랐지만 한국 증시의 기조적인 배당 증액으로 배당주 투자매력은 여전하다. 신영자산운용의 '신영밸류고배당펀드'가 5년째 부동의 '국민펀드'로 등극한 것만 봐도 배당주 투자의 유효성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미국에서는 배당을 많이 하는 우량주를 ‘다우의 개(Dogs of the Dow)’ 종목이라고 부른다. 매년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에 편입된 종목 중 전년도 배당수익률이 높은 10개의 주식을 선택해 균등하게 분산 투자하는 전략을 말한다. 선별한 종목을 동일 비중으로 배분해 연초에 매수, 1년 동안 보유한 뒤 연말에 매도하고 매년 종목비중을 조절하는 거래를 반복하는 전략이다.



대신증권은 고배당 우량주에 투자하는 '다우의 개' 전략을 아시아 주식시장에 적용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는 기업 이익 개선과 함께 정부 정책,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지침) 도입에 따른 주주환원 정책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중국도 지난 2014년 상장 회사들에 이익의 30%를 현금배당할 것을 권유했다. 향후 중국 정부는 시진핑 집권2기를 맞아 중국 기업들에 '차이나 디스카운트' 회복의 해결책으로 적극적 배당 정책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만은 전통적으로 배당수익률이 높고 신흥국 내 기업이익 개선을 주도하는 국가다. 따라서 향후 아시아 주식시장에서 고배당주 투자가 유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우의 개 전략을 주요 신흥국 아시아 주식시장에 적용해보니 한국의 과거 성과는 나쁘지 않았다. 한국의 경우 코스피 50 종목 중에서, 중국은 상해 50지수에서, 대만은 타이완 TSEC 50 지수 내에서 고배당주를 선별했다.


한국 주식시장의 경우 코스피 50 종목 중에서 전년도 배당수익률 상위 10개 기업에 투자하는 전략은 최근 3년간 코스피 지수 대비 연평균 5.9%를 상회하는 수익률을 거뒀다. '다우의 개'에 필적하는 '한국의 개' 종목으로는 삼성카드, SK이노베이션, 기업은행, SK텔레콤, KT&G, 우리은행, KT, POSCO, 한화생명보험, 삼성중공업이 꼽힌다.

다만 중국은 과거 성과는 좋지 않았다. 2014년 이후 중국 기업들이 배당을 늘리지 않아서다. 대만의 경우 2013년까지 성과가 좋았지만 이후에는 신뢰도가 낮아졌다.

한국 증시의 경우 굳이 코스피 50 지수 중에서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을 고를 필요 없이, '고배당지수'에 속한 종목에 관심을 가져도 된다. 코스피 코배당 지수, 코스피 배당성장지수, KRX고배당 지수, 코스닥 고배당 지수 등 다양한 고배당지수가 있다.

전문가들은 고배당지수에 속한 주식에 투자할 경우 배당수익 뿐 아니라 주가 상승으로 시세차익까지 노려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심의 대형주 장세로 고배당주 가운데 가격 매력이 발생한 종목이 많아서다.

코스피 고배당 지수는 메리츠화재, 메리츠종금증권, 대신증권 등이 속해있다. 코스피 배당성장 지수에는 동부화재, 자화전자, SKC 등이 편입돼 있다. KRX고배당 지수에는 유아이엘, 서원인텍, 메리츠화재가 고배당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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