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농지에 태양광 발전소(?)…농심(農心)은 반발

머니투데이 세종=정혁수 기자, 이동우 기자 2017.07.11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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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부처 간 ‘신재생3020 이행계획 수립 TF’서 논의…농업인 단체 "세금으로 조성한 절대농지 보전해야"

세종시 연동면에 위치한 태양광발전소 전경. 위 사진은 아래 기사와 아무런 연관이 없습니다. /사진=머니투데이DB세종시 연동면에 위치한 태양광발전소 전경. 위 사진은 아래 기사와 아무런 연관이 없습니다. /사진=머니투데이DB


-태양광 반사광에 축사·농지 악영향 자칫 난개발 땐 농지 아닌 공사장 '불보듯'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해 절대농지(농업진흥구역) 규제완화를 검토키로 하면서 농업인들이 반발하고 있다.

특히 산업부의 일방적인 정책추진에 농지업무 주관부처인 농식품부도 적지 않게 당황하는 등 부처 간 파열음도 우려된다.



11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말 구성한 ‘신재생3020 이행계획 수립 TF’를 통해 태양광 등 신재생 발전 용지를 확보하기 위해 절대농지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해당 TF에는 농림축산식품부, 국토교통부, 환경부 등 실무 부처가 참여해 신재생 발전 확대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규제개선, 수용성, 지역·공공, 일자리·산업 등 4개 이슈별로 오는 8월 말까지 이행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신재생 발전의 확대를 위해서는 용지 부족 문제 해결이 급선무라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절대농지 가운데 농사를 짓는데 덜 적합한 부지에 태양광 등 신재생 발전을 허용하고, 이후 단계적으로 규제를 푸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 농촌에 태양광 발전을 설치할 수 있는 곳은 농업진흥지역 밖 농지 중 생산·보전관리지역에서 1만㎡ 이내, 농업진흥지역 중에서는 농업보호구역에서 농지전용허가를 통해 1만㎡까지 가능하다.

산업부는 규제로 묶여 있는 농지 가운데서도 토양오염이 심하거나 경사가 높아 생산성이 떨어지는 한계농지의 경우에는 오히려 농민의 소득 증대에 기여 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농민이 발전소 용지를 발전사업자에 임대하는 방식과 발전사업에 직접 주주로 참여를 유도하는 방안 등을 장려책으로 보고 세부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입지를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해서 여러 가용할 수 있는 것들을 살펴보고 있다”며 “농지 중에서도 한계농지 이런 것을 태양광 부지로 사용할 수 있지 않나 하는 아이디어로 출발해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절대농지를 활용한 신재생 발전 확대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농민들은 식량 안보와 환경 파괴 등을 이유로 농촌에 태양광 사업이 들어오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큰 상황이다.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김광섭 회장은 "절대농지는 말 그대로 반드시 보전해야 하는 농지로 그동안 국민들의 세금을 들여 최적의 경작환경을 조성해 놓은 땅"이라며 "국민들의 미래식량을 담보하는 절대농지를 발전시설부지로 내놓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태양광 설치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놓고 농촌지역 주민과 사업자간 갈등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농업인단체 관계자는 "태양광 패널에서 반사광이 발생하면서 주변 축사는 물론 농지에 적지 않은 피해를 주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또 태양광 발전시설 등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기반공사 등 공사 차량의 잦은 왕래 등이 불가피해 자칫 농지가 공사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농지보전 보담금 감면과 장기고정가격 등을 바탕으로 장려된 ‘농촌태양광’ 사업의 확산이 지지부진 한 점도 이 같은 주민 수용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일부 지자체들도 정부 시책과 반대로 신재생 발전시설 규제를 제·개정하는 추세다.

농식품부 역시 절대농지를 활용한 신재생 보급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하는 측에서는 용지부족을 이유로 절대농지 규제완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현행 법령상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가 가능한 농지는 약 94만ha로써 이는 전체 농지면적(164만ha) 대비 약 57%에 달한다"며 "절대농지가 아닌 계획관리지역 등 농업진흥지역 밖 농지를 우선 활용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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