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 6세 아이, 지난달 서초구 빌라로 '내집 마련'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2017.06.23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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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강남4구 20대 이하 부동산 취득 95건

서울 강남 지역의 아파트 단지. /사진=머니투데이DB서울 강남 지역의 아파트 단지. /사진=머니투데이DB


투기 우려가 고조된 강남 4구의 부동산을 어린 나이에 취득하는 비중이 높아졌다. 증여 또는 상속으로 부동산 소유권이 이전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23일 서울시 소재 강남 4구(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강동구)에 따르면 지난달 29세 미만 연령대가 해당 지역에서 부동산 취득 신고를 한 건수는 총 38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95건 늘어난 것으로 서초구가 179건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송파구, 강남구, 강동구도 각각 106건, 53건, 43건으로 집계됐다.



가장 어린 나이는 서초구 양재동 빌라를 취득한 6세 아이였고, 19세 이하는 31명이 취득 신고를 해 전년 동월 대비 6건 늘었다. 같은 달 전체 주택 거래에서 차지하는 10~20대 비중은 4.03%였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연령대가 낮은 이들의 거래 비중이 높아진 것은 증여나 상속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제 활동이 활발치 않은 연령대에서 수억에서 수십억원을 호가하는 강남 4구 지역 부동산을 자력으로 매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신임 장관은 이날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강남 4구에선 경제 활동이 활발하지 않은 29세 이하 젊은이들의 주택 거래가 두드러지게 늘었다"며 "편법 거래를 충분히 의심할 만 하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지난 5월과 지난해 동월을 비교할 경우 5주택 이상 보유자의 주택 매수는 강남 4구에서만 53% 증가하고, 주택거래 참여자 나이가 29세 이하인 비중도 54% 늘었다”면서 “이것은 부동산 투기꾼들이 자녀의 이름을 이용해 투기에 나선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부모의 사고 등을 계기로 소유권이 이전되는 경우도 있어 과도하게 부정적인 시선은 경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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