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스1
지난 22일 4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합의문이 채택이 결렬된 것이 이같은 전략 변화에 결정타였다. 우 원내대표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제가 한달 동안 참고 또 참았다. 한국당이 정말 너무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에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입장을 선회하지 않는 한, 우리도 양보는 없다"고 선언했다. 강경 대응을 예고했지만, 여소야대인데다 국회선진화법 아래서 당장 민주당이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추경만 해도 여당 단독으로는 예산특별위원회 문턱을 넘기도 어렵다.
우 원내대표가 "여소야대 국면에서 여당의 원내대표는 간, 쓸개도 내놓는 자리"라고는 했지만, 더이상 간도, 쓸개도 내놓지 않겠다는 기류가 포착된다. 6월 국회에서 추경 통과가 어려워 진 만큼 여당도 이른바 '버티기' 전략으로 가는 것이다. 야 3당이 정략적으로 반대하고 나서는 것이 확인된 만큼 더이상의 논의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한 민주당 초선 의원은 "추경안 세부 내역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면 수정하는 과정을 거칠 수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추경안 세부 항목에 대한 불만들은 있다"며 "이런 것 없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한국당과 더이상 대화를 할 수 없다는 것이 의원들 사이 퍼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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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을 강하게 비판하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에는 협조를 적극 구해 돌파구를 찾는 이른바 '갈라치기' 전략 역시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 국민의당이 결정적인 순간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다는 것. 우 원내대표가 전날 기자회견에서 "한국당이 (문구를) 지우자고 하면 국민의당이 '그러면 안 된다'는 얘기를 왜 못해주냐"고 섭섭함을 표한 것이 결정적인 장면이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애초에 갈라치기는 여당이 구사할 수 있는 전략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야당은 물밑에서는 합의해도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 언제든 입장을 바꿀 수 있다. 야당이라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국민의당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의 자세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지지도가 80%를 넘나드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상수'를 취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국민의당은 정부여당에 대한 호남의 높은 지지도를 무시하지 못한다는 점을 노려 호남 민심에 기대 국민의당을 압박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한 민주당 의원은 "호남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도는 90%를 넘나든다. 민심은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국민의당이 협조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며 "원내 대화가 단절되는 교착상태가 장기화 할 경우 국민의당이 느끼는 부담이 점점 커질 것"이라고 봤다.
한편 4당 원내대표들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회동 파행 이후 접촉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4당 원내대표 회동 계획도 아직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