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도심 '反사드 집회', 미국 대사관 포위 시도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2017.06.23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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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 앞두고 '사드 철회' 목소리 높여…경찰 행진제한 방침에 "가처분 신청"

 사드배치저지전국행동 회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모이자 6.24 사드 철회 평화행동 미 대사관 인간띠잇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뉴스1 사드배치저지전국행동 회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모이자 6.24 사드 철회 평화행동 미 대사관 인간띠잇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뉴스1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한국 배치를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이 이번 주말 대규모 집회를 연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첫 사드 반대 대규모 주말집회다. 참가자들은 주한 미국대사관을 감싸는 식으로 '인간 띠잇기' 행진을 계획 중이어서 긴장감이 고조된다.



참여연대·민주노총 등 사드 배치 반대 시민단체 수십개가 모인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전국행동)은 24일 오후 4시 서울광장에서 사드 반대 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드 배치 계획을 철회하라는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서다.

주최 측은 이날 약 6000명이 집회에 참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집회를 마친 뒤에는 미 대사관이 있는 종로구청 방향으로 이동해 대사관 앞·뒷길 진행방향 각 3개 차로로 오후 7시까지 행진할 계획이라고 19일 경찰에 신고했다. 미 대사관을 포위하는 형태의 행진을 의도했다.



하지만 경찰은 대사관 앞길 상위 3개 차로 행진만 허용하고 대사관 뒷길 행진은 제한 통고했다. 경찰은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행진을 제한했다.

집시법 제11조는 국회·청와대·국무총리 공관·국내 주재 외교기관 등 주요 공공기관 경계 100미터 이내에서 집회·시위 개최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 미 대사관을 감싸는 '인간 띠잇기'가 외교기관에 해당하는 미 대사관의 기능과 안녕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해석이다.

경찰 관계자는 "('인간 띠잇기' 행진을) 경찰로서는 그저 두고 보기 어렵다"며 "집회를 유연하게 허용하는 추세는 맞지만 이런 식의 행진은 난감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경우는 불상사에 대비하려면 어쩔 수 없었다"며 "다만 집회의 자유를 최대한 허용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전국행동 관계자는 "행진이 예정된 24일은 토요일로 외교기관 업무가 없는 날이라 집시법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관련 법령에는 실제로 '외교기관의 업무가 없는 휴일에 집회를 개최하는 경우'를 법 적용 예외사항으로 뒀다.

전국행동은 행진을 하기 위해 서울행정법원에 서울지방경찰청을 상대로 '금지 통고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22일 제출했다. "미국 대사관과 종로 소방서 사잇길도 행진을 허가해달라"고 법원에 요구한 것이다. 주최 측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서울광장에서 예정된 집회는 그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서울행정법원은 이날 중 전국행동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일지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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