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스템 리스크 차단"…中, 안방보험 등 해외 M&A 리스크 단속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2017.06.23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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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은감회, 은행권에 다롄완다·포선·HNA·안방보험 등 익스포저 조사 지시

중국 최고 부호로 꼽히는 왕젠린 다롄완다그룹 회장/AFPBBNews=뉴스1중국 최고 부호로 꼽히는 왕젠린 다롄완다그룹 회장/AFPBBNews=뉴스1


중국이 다롄완다, 안방보험을 비롯해 최근 글로벌 M&A(인수합병)시장에서 큰손으로 부상한 자국 기업들에 대한 단속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은행감독관리위원회(은감회)가 은행권에 다롄완다그룹, 포선인터내셔널, 중국 하이난항공(HNA)그룹 등 상장사와 비상장기업인 안방보험그룹 등 4개사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금융시스템 전반에 미칠 위험(systemic risk)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은감회의 한 관리도 단속 대상 기업이 어딘지는 밝히지 않은 채 규제당국이 사실조사에 착수했다고 귀띔했다.



FT가 입수한 e메일에 따르면 중국 공상은행(ICBC)의 리스크 관리 책임자는 직원들에게 다롄완다, 포선, HNA, 안방보험 등 4개사에 대한 대출 등 익스포저와 관련한 정보를 수집하라고 지시했다.

FT는 이번에 단속 대상에 오른 기업들이 중국의 정치파벌과 광범위하게 얽혀 있다는 점에서 중국 지도부의 단속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다며 중국 지도부가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위협할 수 있는 비전통적인 자금조달 관행에 따른 리스크를 해소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 총재도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의 교훈을 거론하며 더 이상 과도한 레버리지(차입)와 낮은 수준의 자기자본, 부실대출 등을 용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단속은 우샤오후이 안방보험그룹 회장의 구속설에 이어 나온 조치다. 안방보험은 지난주 회사 웹사이트에 낸 성명에서 우 회장이 개인적인 이유로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안방보험의 공격적인 해외 M&A에 따른 자본 유출, 보험사업에 대한 과도한 의존, 불투명한 지배구조 등을 문제 삼아 우 회장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방보험은 2014년 미국 뉴욕에 있는 힐튼의 최고급 호텔 '월도프아스토리아'를 19억5000만달러(약 2조2000억원)에 인수하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안방보험은 미국과 유럽, 아시아에서 잇따라 대형 M&A를 성사시켰다. 이 결과 2004년 설립된 안방보험은 중국 최대 보험사로 급부상했다.

다롄완다그룹은 미국 할리우드 영화사들을 상대로 공세를 펼쳤고 HNA는 지난달 독일 도이체방크의 최대 주주로 부상했다.

중국과 홍콩증시에 상장된 이들 기업의 주가는 이날 일제히 하락했다. 홍콩증시에서 포선과 이 회사의 헬스케어 자회사인 상하이포선제약은 각각 5.8%, 6.2% 추락했고 HNA그룹은 7.5% 떨어졌다. 중국 선전증시에서는 다롄완다그룹의 유일한 상장사인 완다필름홀딩스가 오전에만 9.9%까지 밀려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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