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Q&A, 너의 이름은

이지혜 ize 기자 2017.06.2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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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계란 값이 올랐다. 곧 태국산 계란이 들어온다고 하지만, 계란 가격은 언제나 살림살이를 불안하게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란은 가장 싸고, 쉽게 조리할 수 있는 단백질 공급원이다. 계란을 살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그렇다면, 그 비싼 계란을 사야한다면, 어떤 계란이 좋을까.그 수많은 수식어를 붙인 계란들에 대한 궁금증을 모아봤다.

계란 Q&A, 너의 이름은


싼 계란이 없다면 어떤 계란을 골라야 할까

동물의 복지나 여러 가지를 고려해봤을 때, 건강하게 자란 닭의 계란을 고르면 가장 이상적일 것이다. 다만 보통 친환경이란 단어가 붙는 계란은 더 비싼 계란지만, 영양으로 보았을 때도 일반 계란과 별 차이가 없다. 영양을 생각한다면 친환경 계란보다 신선도를 살펴보는 것이 낫다. 껍데기가 거칠고, 빛에 비추어 보았을 때 투명할수록 신선한 계란이다. 오래된 계란은 보다 검은 그림자가 나타난다. 아니면 축산물품질평가원에서 평가하는 계란의 등급판정 아래 등급판정일이 적혀있다. 첫 줄에는 생산자시도(앞에 숫자2자리), 생산자번호(그다음 숫자 3자리), 계군 번호(지역번호로 그 다음숫자 2자리)가 적혀있다. 지난 2월 AI가 돌았을 때는 AI청적지역이 경북이라며 경북지역의 계군번호 14번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던 적도 있다. 두 번째 줄에는 집하장코드(영문 2자리) 다음 마지막에 연월일을 기록한다. 예를 들어 AA20170623이라면, AA집하장에서2017년 6월 23일에 등급판정을 받은 계란이란 뜻이다. 이 날짜를 보고 신선도를 확인하면 된다. 현재 AI가 발생된 지역의 계란을 만약 피하고 싶다면, 등급계란정보 조회하기로 가서 확인할 수 있다.



신선도 이외에 살펴봐야할 것들은 없나.
계란의 등급을 보면 된다. 등급은 세척, 중량규격, 품질, 생산일, 생산 이력 등을 통해 정해진다. 이런 판정을 받지 않은 비등급란은 권장하지 않는다. 비등급란은 세균이 잔존하며, 생산일을 자율 표시하여 신선도를 제대로 알 수 없다. 또한 계란의 등급은 품질등급과 중량규격으로 구분한다. 계란껍데기의 외관, 투광성, 할란판정 세 가지로 분류하는데, 공기주머니가 얼마나 적은지, 노른자가 얼마나 또렷하게 올라오는지, 흰자가 얼마나 맑고 결착력이 강한지, 이물질이 얼마나 있는지 등을 검사한다. 이런 각각의 판정기준은 A~D급으로 나눈다. 1+등급 계란은 A급 판정이 70%이상이고, B급 이상이 90%이상, D급이 3%이하여야 한다. 1등급은B급 80%이상, D급 5%이하, 2등급은 C급 90% 이상, 3등급은 C급 90% 미만이어야 한다. 또한 왕란, 특란, 대란 등 계란에 붙어 있는 명칭들은 계란의 크기가 아니라 중량규격이다. 왕란일수록 무겁고, 소란일수록 가볍다. 계란의 등급표시는 포장용기에 평가기관명과 같이 표시하고, 밀봉하지 않은 운반용기를 사용할 경우에는 생략할 수 있다. 대신 등급판정을 받은 모든 계란은 껍데기에 식용색소로 등급판정 확인표시를 해야 하기 때문에 포장에 등급이 없다면 계란을 확인하면 된다. 1+ 왕란이 가장 좋은 계란이다.

‘목초먹인 닭이 낳은 계란’ 같은 게 건강에 더 좋을까
녹차, 유황, 약쑥, 마늘, 홍삼, 영양 등 여러 가지를 먹인 닭이 낳은 계란이 시중에 많이 유통되고 있다. 하지만 녹차를 먹였다고 해서 녹차의 성분이 계란에 들어가지는 않는다. 닭의 사료에 더욱 신경을 많이 썼다는 의미 정도로 받아들이면 된다. 과거 ‘녹차란’과 같은 이름의 계란들이 최근에‘녹차 먹인 닭이 낳은 계란’으로 이름이 바뀐 이유다.



모든 계란의 맛은 똑같은 건가
당연히 차이가 있다. 다만 등급별 차이보다는 유정란과 무정란의 차이다.유정란은 교배를 해서 낳은 계란이므로 이후 부화가 가능하다. 유정란이 훨씬 더 고소하고, 깊은 풍미가 있다. 만약 마트에서 가장 싼 계란을 찾을 수 없고, 비싼 계란들만 있다면 신선한 유정란을 골라 먹는 것을 추천한다.

그래도 친환경적으로 기른 닭이 더 낫지 않을까
그렇다면 계란 박스에 ‘친환경’이라고 적힌 것보다는 인증마크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유기축산물, 무항생제축산물, HACCP, 환경친화축산농장 마크 같은 것들이 있다. 유기축산물은 유기사료를 80%이상 먹고 자랐으며, 항생제나 성장촉진제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표시다. 무항생제축산물는 항생제, 합성항균제, 성장촉진제, 호르몬제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의미. HACCP와 환경친화축산농장은 생산유통과정에서 식품이 오염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관리 평가를 받았다는 표시다.

한 번에 많이 싸게 산 계란을 다 못 먹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보통 세척한 계란은 냉장상태로 유통, 보관되고, 세척하지 않은 계란은 상온에서 유통 보관된다. 세척하지 않은 계란이라고 계란을 보관할 때 미리 세척하는 짓은 하지 말자. 미리 세척하면 세균에 노출되기 쉬워진다.보관은 산란일부터 실온에서는 1주일, 냉장 상태에서 3~4주일이 가능하다. 계란은 냉장고 문 쪽보다 안쪽에 넣어두는 것이 좋고, 밀폐용기에 따로 담아 신문지나 키친타월을 깔아 보관한다. 그리고 계란을 얼려서 보관하면 2주일 정도 더 보관이 가능하다. 계란을 흔든 다음 세로로 세워 얼리면 노른자가 가운데로 위치하게 되는 데, 이렇게 얼리면 된다. 얼면서 금이 가기 쉬워지니 용기에 넣어 보관해야 한다. 녹일 때는 얼린 계란을 흐르는 물에 대고 껍데기를 벗기면 얼린 상태 그대로 모양이 유지되고,껍질도 잘 벗겨진다. 껍데기를 벗긴 후에는 빨리 녹기 때문에 바로 조리하여 사용하는 게 좋다. 계란을 얼리면 비린내도 사라져 맛도 좋아진다.얼린 계란을 잘라서 사용하면 미니 계란 프라이가 되니, 비싼 계란 버리지 멀고 아껴먹자.

참고서적
김영빈 ‘달걀은 항상 옳아’ 원타임즈
손성희 ‘Everyday 달걀’ 리스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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