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토요타 캠리/사진제공=토요타
렉서스 ES는 '원조 강남 쏘나타'로 불리며 2000년대 초반 가솔린 엔진으로 전성기를 구가하던 모델이다. 그런데 하이브리드 모델이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욱이 2010년대 이후 독일차가 수입차 시장 판매 상위 모델을 휩쓸어 온 터였다. ES 300h는 올 들어 5월까지 누계 실적(3049대)도 2위로 뛰었다. 렉서스 내부에서조차 놀랐다는 전언이다.
브랜드별로 렉서스와 토요타는 각각 864대, 852대 판매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43%, 21% 증가했다. 또 알티마 2.5가 실적을 견인하는 닛산도 579대를 팔아 같은 기간 50% 늘었다.
이에 따라 지난달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일본차 점유율은 19.2%로 지난해 같은 기간(14%)에 견줘 5.2%포인트 상승했다. 독일차 비중이 지난해 5월 65.7%에서 지난달 55.8%로 9.9%포인트 내린 것과는 대조적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2015년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사건(디젤 게이트) 이후 미세 먼지 이슈까지 더해지면서 디젤보다는 가솔린이나 하이브리드차로 대중의 관심이 옮겨갔다"며 "일본차들이 그 반사 이익을 얻은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달 연료별로 분석해보면 가솔린과 하이브리드는 각각 7625대, 179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3% 74.1% 증가했다. 반면 디젤차는 9952대로 18.7% 감소했다.
지난달 하이브리드 부문 베스트셀링카의 경우 1위부터 9위까지 모두 일본차 일색이었다. 아베 시즈오 토요타 상무는 최근 방한해 "토요타·렉서스의 한국 판매 중 하이브리드 비율은 76.2%로 노르웨이(77.6%)이어 세계 2위"라고 밝혔다.
2018 혼다 오딧세이/사진제공=혼다
과거에는 '반일 감정'이 일본차 선택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줬으나, 최근 젊은 소비층에서는 경제와 역사 문제를 분리해 생각하는 경향이 커진 편이라는 설명이다.
◇하반기 일본차 풀체인지급 신차 대거 출격= 하반기에도 일본차들은 신차를 대거 출격시키면서 여세를 몰아가겠다는 전략이다.
대표적으로 토요타의 주력 중형 세단 '캠리'의 10세대 풀체인지 모델이 나올 예정이다. 수입차 시장은 물론 국산차 중대형차 시장까지 위협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렉서스는 플래그십 세단인 LS의 신형 5세대 풀체인지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아울러 럭셔리 쿠페 모델인 'LC500h'를 처음 선보인다. 콘셉트카인 'LF-LC'의 첫 양산형 모델이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유단 기어가 조합된 세계 최초의 '멀티 스테이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하며 주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렉서스의 준중형 SUV(다목적스포츠유틸리티차량) NX300h 부분변경 모델도 주목된다.
혼다는 최근 대표 준중형 세단인 시빅의 10세대 풀체인지 모델을 내놓았다. 2015년 말 국내 판매를 접었다가 세대 변경을 거치며 2년 만에 다시 판매를 재개했다. 이미 지난해 북미 시장에서 36만6972대를 팔아 토요타 코롤라의 판매량을 6000여대 차이로 제치며 시장성을 검증받았다. 이전 모델보다 전고가 20mm 낮아지고 전폭은 45mm 넓어졌다. 가격은 3060만원이다.
혼다는 하반기에는 간판 미니밴 오딧세이의 5세대 신형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미국 시장에서 지난 7년 동안 베스트셀링 미니밴의 자리를 지킨 모델로 국내에서도 가족 중심의 여가 활동이 증가하면서 인기를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닛산은 하반기 7인승 SUV 패스파인더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에 주력한다. 풀체인지급으로 디자인을 변경했으며 복합 공인연비가 8.9㎞/리터로 경쟁모델보다 1㎞/리터 이상 높다. 인피니티도 프리미엄 스포츠 쿠페 'Q60'을 내놓으며 퍼포먼스 라인업을 강화한다. 3.0리터 V6 트윈터보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405마력, 최대토크 48.4kg.m를 발휘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일본차들이 하반기 다양한 세그먼트의 신차들을 대거 선보이면서 수입차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피니티 Q60/사진제공=인피니티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