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결국 방미 경제사절단 합류키로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2017.06.22 09:48
글자크기

文대통령 첫 방미 중요성 감안 오너 직접나서..'재계2위' 역할론도 영향, 투자 보따리 규모 관심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지난 13일 경기도 일산 현대 모터스튜디오고양에서 열린 '코나 월드프리미어' 행사에서 전세계 기자들을 대상으로 '코나'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사진=현대차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지난 13일 경기도 일산 현대 모터스튜디오고양에서 열린 '코나 월드프리미어' 행사에서 전세계 기자들을 대상으로 '코나'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사진=현대차


정의선 현대차 (235,000원 ▲4,000 +1.73%) 부회장이 이달 한-미 정상회담 경제 사절단에 합류키로 최종 결정했다.

당초 전문경영인을 보내려 했으나 문재인 정부의 첫 방미라는 중요성을 감안해 오너 일가가 직접 나서는 것으로 선회했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원래 경제사절단에 정진행 현대차 사장이 참여할 것이란 의사를 경제단체에 전달했다가, 막판에 정 부회장으로 변경·신청했다.

앞서 지난 15일 서울 삼성동에서 열린 '제14회 자동차의 날' 기념식에서 정 사장이 "(자신이) 미국에 갈지 안 갈지 모른다"고 말해 기류 변화가 감지됐다.



현대차도 공식적으로는 "참석자가 확정되지 않았고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견지하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4대 그룹 가운데 '맏형' 삼성은 총수 일가가 건강이나 재판 등의 불가피한 사유로 참석이 어려운 가운데 SK와 LG에선 각각 최태원 회장과 구본준 부회장 등 오너가 동행키로 하면서 현대차의 '재계 2위 역할론'이 부상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등 통상 이슈에서 자동차 부문이 가장 뜨거운 감자인 점도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가 올해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미국 방문 사절단에 처음 참가한 것도 이런 연장 선상에 있었다.


따라서 전문 경영인 보다는 현대차의 오너 일가가 직접 참여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졌다. 일각에선 정몽구 회장 참석 가능성도 거론했지만, 고령이어서 장기 해외 출장이 부담될 수 있어 일찍부터 정 부회장 참석으로 무게추가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은 오는 23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4대 그룹 면담 참석자로 역할 분담을 한다.

다만 정 부회장이 사절단에 합류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풀어놓을 '선물 보따리', 즉 투자 규모를 어느 정도 준비해야 할 지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현대차는 2021년까지 5년간 미국에 31억달러(약 3조6000억원) 규모 투자를 진행 하겠다고 올 초 밝힌 바 있다.

한편 대한상의는 최근 방미 경제사절단 참석자 리스트를 청와대에 전달했으며, 청와대는 현재 신원 확인 등 승인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