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지난 13일 경기도 일산 현대 모터스튜디오고양에서 열린 '코나 월드프리미어' 행사에서 전세계 기자들을 대상으로 '코나'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사진=현대차
당초 전문경영인을 보내려 했으나 문재인 정부의 첫 방미라는 중요성을 감안해 오너 일가가 직접 나서는 것으로 선회했다.
앞서 지난 15일 서울 삼성동에서 열린 '제14회 자동차의 날' 기념식에서 정 사장이 "(자신이) 미국에 갈지 안 갈지 모른다"고 말해 기류 변화가 감지됐다.
4대 그룹 가운데 '맏형' 삼성은 총수 일가가 건강이나 재판 등의 불가피한 사유로 참석이 어려운 가운데 SK와 LG에선 각각 최태원 회장과 구본준 부회장 등 오너가 동행키로 하면서 현대차의 '재계 2위 역할론'이 부상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등 통상 이슈에서 자동차 부문이 가장 뜨거운 감자인 점도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가 올해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미국 방문 사절단에 처음 참가한 것도 이런 연장 선상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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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전문 경영인 보다는 현대차의 오너 일가가 직접 참여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졌다. 일각에선 정몽구 회장 참석 가능성도 거론했지만, 고령이어서 장기 해외 출장이 부담될 수 있어 일찍부터 정 부회장 참석으로 무게추가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은 오는 23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4대 그룹 면담 참석자로 역할 분담을 한다.
다만 정 부회장이 사절단에 합류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풀어놓을 '선물 보따리', 즉 투자 규모를 어느 정도 준비해야 할 지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현대차는 2021년까지 5년간 미국에 31억달러(약 3조6000억원) 규모 투자를 진행 하겠다고 올 초 밝힌 바 있다.
한편 대한상의는 최근 방미 경제사절단 참석자 리스트를 청와대에 전달했으며, 청와대는 현재 신원 확인 등 승인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