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비트코인 '대박' 있으면 '쪽박'도 있다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2017.06.23 03:00
글자크기
전 세계에 온라인 가상화폐 투자 열풍이 불어닥쳤다. 최근 대표적인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1BTC 가격은 사상 최초로 3000달러를 돌파했다. 2008년 비트코인 탄생 당시 가격이 1센트를 밑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몸값 상승이다. 비트코인을 주제로 한 온라인 카페가 잇따라 개설되고, 직접 비트코인을 채굴하기 위해 고성능 컴퓨터를 구매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세상에 나온 지 10년도 안 된 가상화폐의 인기가 하늘을 모르고 치솟고 있다.



비트코인 투자 열풍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3년 키프로스 구제금융 위기가 불거졌을 당시에도 비트코인 투자가 급증했다. 경제위기, 국제환율 등 외부 요인에 휘둘리지 않는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최근 투자 열풍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상장 승인, 일본 정부의 세계 최초 화폐 인정 등 호재가 이어진 결과다. 특히 국내에선 비트코인 투자 수요가 급증하면서 해외보다 훨씬 더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기자수첩]비트코인 '대박' 있으면 '쪽박'도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거래 시스템에서 불거진 문제로 여러 차례 존폐 기로에 선 바 있다. 2014년 당시 세계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 마운트곡스는 약 5000억원에 달하는 85만BTC를 해킹당해 파산 절차를 밟았다. 지난 4월 국내 비트코인 거래소가 해킹당해 55억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하는 등 국내에서도 해킹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비트코인 거래소 업체가 일방적으로 플랫폼을 폐쇄해 1000여개 고객 계정과 410만달러 규모 비트코인이 사라져버리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최근에는 국내 비트코인 거래소들 역시 해커의 주요 타깃이 되면서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비트코인 투자 열풍을 타고 유사 가상화폐를 미끼로 한 다단계 수법의 투자 사기도 활개를 치고 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가 실제 화폐를 대체할 수 있을지 여부는 여전히 물음표다. 단순히 투자 측면에서만 보면 급등락을 반복하는 고수익·고위험 자산으로 분류할 수 있다. 앞선 거래소 해킹 사고에서 알 수 있듯이 안정적인 거래 시스템이 보장된 투자상품으로 보기도 어렵다. 투자에는 언제나 수익 가능성과 손실 위험성이 뒤따른다. 가상화폐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면 시세 급등에 따른 '대박'만 생각할 게 아니라 투자금을 모조리 날릴 수 있는 '쪽박'도 생각해야 한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