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된 아기 안고 국회에서 연설한 女의원

머니투데이 김종훈, 양성희 기자 2017.06.24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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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Law&Life-세상의 빈틈]② 선진국들의 워킹맘 보육 문제 해법

영국 안넬리제 도즈 의원이 지난해 6월 열린 유럽 의회에서 표결에 참여하고 있다./AFPBBNews=뉴스1영국 안넬리제 도즈 의원이 지난해 6월 열린 유럽 의회에서 표결에 참여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 2016년 6월7일, EU(유럽연합) 의회. 영국 노동당 소속 안넬리제 도즈 의원이 연설을 위해 연단에 올랐다. 연설의 주제는 세금회피 방지를 위한 공조였다. 그러나 이날 눈길을 끈 건 연설 내용이 아니었다. 도즈 의원의 품에 안긴 생후 4개월된 딸 이사벨라였다.

이른바 '워킹맘'들의 보육 문제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선진국들도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여러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독일 연방정부는 최근 임신한 여성에 대한 근로조건 보장 등을 규정한 모성보호법 개정에 나섰다.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임신한 여성 근로자는 임신했다는 이유 만으로 업무에 어떤 제약도 받지 않는다. 제약을 받는 것은 오히려 사용자 쪽이다. 기업은 임산부와 태아의 건강을 위해 임신한 근로자의 업무 환경을 개선해 줄 의무를 지게 된다. 주말근무도 임신한 근로자가 원하지 않으면 시킬 수 없다. 임신과 출산에 따른 불이익이 없도록 하자는 취지다. 독일 연방정부는 개정안을 이르면 내년초 시행할 계획이다.

/그래픽=이지혜 디자이너/그래픽=이지혜 디자이너
영국은 맞벌이 부부에게 주당 30시간의 무상보육을 제공하기 위한 시설 확충에 나섰다. 영국 정부는 보육시설 예산을 기존 5000만파운드(한화 약 720억원)에서 1억 파운드(1440억원)로 늘리기로 했다. 이를 통해 보육시설을 1만8000여개 더 짓는다는 방침이다. 올초 캐롤라인 디네나지 영국 여성평등부 정무차관은 "일과 육아 사이의 균형을 찾는 데 있어 아무런 문제가 없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며 "2020년까지 매년 60억 파운드(8조6460억원)를 관련 예산으로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도 보육시설 확충에 힘을 쏟고 있다. 오사카시는 시청 청사와 24개의 구청에 보육소를 추가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어린이집 등 보육시설에 들어가기 위해 이름을 올려놓고 기다리는 '대기아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10월 기준 오사카시의 대기아동 수는 508명에 달했다.

오사카시가 추진 중인 보육시설의 정원은 12~19명 정도로 소규모다. 그러나 시는 소규모 시설이라도 시 주도로 반드시 확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요시무라 히로후미 시장은 지난해말 구청장 회의에서 "대기아동 문제를 해소하려면 이 정도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에선 남성에게 4개월의 육아휴직을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프랑스경제통계연구소 등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02년 이후 프랑스 남성 근로자의 90%가 육아휴직을 쓰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육아휴직을 썼다 하더라도 근로자의 75%가 11일 밖에 쉬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소는 문제 해결을 위해 남성의 육아휴직을 의무화하고 최소 22일은 쉬게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남성이 여성의 몫까지 넘겨받아 육아휴직을 몰아서 쓸 수 있게 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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