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과세혜택 축소에도 실적 선방 생보사, 올 사상최대 기록 쓸까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2017.06.23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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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실적 전년 수준 유지, 금리 상승시 역마진·변액보험 준비금 이중고 '숨통' 기대

그래픽=최헌정 디자이너그래픽=최헌정 디자이너


생명보험사들이 지난 4월 저축성보험의 비과세 혜택이 축소됐음에도 나쁘지 않은 실적으로 선방하고 있다. 실적이 반토막 날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까지 있었으나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데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내 금리도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향후 실적 전망도 밝다.

◇비과세 혜택 축소 타격 크지 않아 실적 선방=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25개 생명보험사의 지난 5월 보장성과 저축성 보험의 월초회 보험료 기준 판매실적은 총 868억원1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5월 843억6000만원과 비교해 3% 가량 늘어난 것이다. 지난 5월 실적에는 대형 생보사인 교보생명의 일부 영업정지 타격도 반영됐다는 점에서 상당한 호실적이다. 교보생명은 자살보험금의 일부 지연이자를 지급하지 않아 재해사망을 보장하는 보험을 지난 19일까지 한달간 판매할 수 없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4월부터 저축성보험의 비과세 한도가 축소돼 실적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는데 보장성보험 판매에 집중한 결과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생보업계의 올해 연간 순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4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저축성보험의 비과세 혜택이 축소되기 전인 올 1분기 25개 생보사 순이익이 1조57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6% 급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올 하반기로 갈수록 금리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돼 생보사에 긍정적인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지난해 말과 올 3월, 이달에 기준금리를 올려 한국과 기준금리가 같아진 만큼 한국은행도 조만간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할 것이란 신호를 내보냈기 때문이다. 미국은 올해 한 차례 더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금리 상승으로 역마진·변액보험 준비금 부담 덜어=금리가 오르면 생보사들은 자산운용수익률이 올라가 역마진 부담을 덜 수 있다. 보험사가 계약자에게 돌려주기로 약속한 금리는 지난해 기준 연평균 4%대 중반인데 저금리 기조로 자산운용수익률은 올 1분기 기준 연평균 3.7%에 그쳐 1%포인트 내외의 역마진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생보사들이 고객에게 연 5% 이상 확정이율을 약속한 계약 비중만 30%대에 달한다.

금리가 올라가면 변액보험 보증준비금 부담도 준다. 변액보험 보증준비금은 수익률이 떨어져도 약속한 만큼의 보험금을 돌려주기 위한 재원으로 보험 판매 당시에 적용했던 최저보증이율이나 예정이율 이하로 시중금리가 내려간 만큼 쌓아야 한다.


생보사들이 변액보험을 처음 판매한 2001년 당시 예정이율은 연 5.5%였는데 이후 기준금리가 꾸준히 하락해 예정이율과 시장금리의 차이는 해마다 벌어졌다. 이 결과 2010년에 8135억원에 불과했던 변액보험 보증준비금은 지난해 3조원을 넘어서 생보사 순익 감소의 주요인이 됐다.

생보사 한 관계자는 “역마진 부담이 해소되고 수천억원대 변액보험 보증준비금 부담이 완화되면 올해 실적이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 양호할 수 있다”며 “다만 2021년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따른 자본확충 변수가 있고 전반적인 저금리 기조가 아직 해소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상황을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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