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10만원 넘보는 SK하이닉스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7.06.1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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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원 돌파한 SK하이닉스, 쾌속질주...노무라 "SK하이닉스 10만원 간다"

노무라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6만8000원에서 10만원으로 파격 상향했다. 메모리 가격에 주가가 좌우되는 '2등주' 주식으로 치부됐던 SK하이닉스가 미운오리새끼에서 백조로 변신할 거란 시장의 확신이 커지고 있다.



[내일의전략]10만원 넘보는 SK하이닉스


19일 코스피 시장에서 SK하이닉스 (183,000원 ▲4,800 +2.69%)는 전일대비 2300원(3.80%) 오른 6만28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6만3200원의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장중·장 마감 기준 신고가를 모두 새로 썼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45조7185억원을 기록했다.

이날 노무라는 SK하이닉스의 기존 목표주가인 6만8000원을 10만원으로 45% 상향 조정했다. 상승 여력이 60% 넘는다고 분석한 것. 이는 국내 증권사 중에서 가장 높은 목표가를 부른 키움증권의 8만3000원을 훌쩍 넘어서는 가격으로 '파격적'이었다.



그간 SK하이닉스의 올해 실적에 대한 시장의 전망치는 매우 높았다. 영업이익 기준으로 약 13조원, 순이익은 10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하지만 시가총액은 지금도 올해 예상 순이익 대비 5배도 안되는 45조원에 불과하다. 시장이 SK하이닉스의 '이익의 지속성'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품고 있어서였다.

메모리 가격이 급락하면 SK하이닉스의 이익도 크게 꺾일 거란 우려는 SK하이닉스의 과도한 저평가로 이어졌다. 때문에 최근 1년간 주가가 120% 올랐는데도 2017년 예상실적 대비 주가수익비율(PER)은 4.5배에 불과했다. 높은 밸류에이션을 부여할 수 없다는 것이 시장의 냉정한 평가였던 셈이다.

노무라도 SK하이닉스의 이익에 대해서는 공격적인 전망을 제시했으나, 목표주가의 PER은 5배밖에 인정하지 않았다. 그랬던 노무라는 이날 입장을 바꿨다. 2017년 예상 주당 순이익 1만4549원에 PER 7배를 적용해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10만원으로 올린 것이다.


정창원 노무라금융투자 한국법인 리서치헤드는 "메모리 시장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완화되면서 2018년에도 높은 수익성이 지속될 것"이라며 "도시바 인수와 관련된 불확설성도 크게 낮아져 좀더 높은 밸류에이션을 부여할 근거가 된다"고 설명했다.

목표주가 10만원 상향의 핵심 근거로 △2018년까지 이어질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 △SK하이닉스에 유리한 도시바 매각 딜 진행을 들었다. 특히 D램 가격은 클라우드 컴퓨팅과 인공지능(AI) 수요에 힘입어 2017년 내내 탄탄한 가격을 유지할 것으로 낙관했다.

이어 "반도체 슈퍼사이클 논쟁을 야기했던 D램에 대해서는 시장의 우려가 크게 낮아졌다"며 "도시바 인수 딜도 혼하이 또는 브로드컴의 인수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낮아지며 긍정적인 환경이 펼쳐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도시바는 6월 말 반도체사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수가 유력하던 미국 브로드컴 컨소시엄에 맞서 일본 산업혁신기구(INCJ)와 미국 베인캐피털, 한국 SK하이닉스가 결성한 한미일 연합이 유력한 대항마로 부상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한편 지난 15일 '마의 벽'이었던 6만원의 저항선을 돌파한 SK하이닉스 주가는 10만원을 향해 전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다.

정 리서치헤드는 "삼성전자가 100만원, 200만원의 벽을 넘기 어려웠지만 일단 돌파한 뒤에는 여유 있게 오른 것처럼 SK하이닉스도 추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직전 D램 사이클에서 PER 8배까지 올랐기 때문에 지금 PER 7배를 적용해 10만원 간다고 봐도 비싸다고 볼 수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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