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FANG' 뛰어넘는 한국의 'SS'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7.06.14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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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기술주 조정에도 탄탄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밸류에이션 확장 기대해도 좋다"

[내일의전략]'FANG' 뛰어넘는 한국의 'SS'


미국 뉴욕증시에서 IT 기술주가 큰 폭의 조정을 받았지만 국내 증시의 삼성전자 (79,600원 ▲700 +0.89%)SK하이닉스 (182,300원 ▲3,600 +2.01%)는 탄탄한 주가 흐름을 유지했다. SK하이닉스는 사상 최초로 6만원을 돌파하며 '4차산업 기대주'의 면모를 드러냈다.



14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2.06포인트(0.09%) 내린 2372.64에 마감했다. 장중 2387.29의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으나 연기금의 900억원 넘는 순매도에 하락 반전하며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SK하이닉스 (182,300원 ▲3,600 +2.01%)는 장중 6만원의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으며 전일대비 600원(1.02%) 오른 5만94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9일 영국 투자회사 세븐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는 아시아의 대표 IT 기업인 삼성전자(S), 텐센트(T), 알리바바(A), TSMC(T)의 머릿글자를 딴 'STAT'가 미국 대형 IT주보다 유망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최근 주가가 급락한 페이스북(F), 아마존(A), 넷플릭스(N), 알파벳(G,구글의 지주회사)의 머릿글자를 딴 이른바 'FANG' 기업보다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STAT 기업은 신기술에 빠르게 적응하는 아시아 소비자를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어 성장성이 높고, 주가 추가 상승 여력도 더 크다고 분석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017년 예상실적 기준 PER(주가수익비율)가 7~8배, 4~5배에 불과해 글로벌 IT주 평균 PER인 13~14배 대비 과도한 저평가를 받고 있다. 4차산업 수혜주 가운데 IT소프트웨어가 아닌 IT하드웨어 업종이라는 이유로 차별 받고 있다.


최광욱 J&J자산운용 대표는 "지금은 IT하드웨어도 결국 4차 산업 혁명의 수혜로 주가가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단계"라며 "4차산업 혁명 과정에서 반도체 수요가 폭발하며 이들 주식도 향후 충분한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6만원의 '꿈의 장벽'을 터치한 SK하이닉스는 지난 1년간 가파른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2017년 예상실적 기준 PER가 5배를 밑돌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업체의 영업이익과 시가총액을 비교했을 때 전 세계에서 가장 저평가된 IT주인 셈이다. 고질적 저평가의 원인은 SK하이닉스 실적이 D램 가격과 연동되고, D램 가격이 하락하면 실적도 바로 꺾인다는 시장의 편견 때문이다.

허필석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는 "주가가 D램 가격에 좌우된다는 시장 편견으로 인해 주가가 실적 개선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하지만 D램 가격만 바라보며 SK하이닉스를 저평가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고 향후 SK하이닉스가 그동안 보지 못했던 실적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최근 메모리 공급이 늘고 있지만 D램 가격은 강한 수요로 인해 하락하지 않고 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하반기 신제품 아이폰이 출시되면 메모리 가격이 강세로 돌아설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또 높아지는 도시바 인수 가능성도 밸류에이션 상향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 정창원 노무라금융투자 한국법인 리서치헤드는 "SK하이닉스의 올해 예상실적에 PER 5배를 적용한 목표주가가 6만8000원이지만 도시바 인수시 6배나 7배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7배만 적용해도 주가 상승 여력은 큰 폭으로 확장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쉬어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꾸준한 자사주 매입에도 불구하고 230만원 전후에서 기관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고 있다. 2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재료 공백이 발생하며 쉬어가는 모습이다.

허 대표는 "2분기 실적 시즌으로 돌입하면 삼성전자가 다시 시장을 움직이는 드라이버가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순이익이 올해 10~15조원 가량 증가할 거란 점을 고려하면 지금은 IT주를 팔 때가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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