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일 한국투자신탁운용 펀드매니저/사진제공=한국투신
"이익과 멀티플(PER)이 동시에 확장되고 있기 때문에 코스피가 2~3년 내 3000까지 간다고 해도 무리는 아니다. 올해 지수가 많이 올랐지만 이익이 빠르게 늘고 있어 2017년 예상실적 대비 PER는 9배 밖에 되지 않는다. 조만간 2500은 충분히 돌파할 것이며 3000도 도전해볼 수 있다. "
그의 역발상 투자 전략은 2006년 설정된 한국투신의 대표펀드인 '한국의 힘'을 부진의 늪에서 끌어올렸다. 한국의 힘 펀드는 '대형 수출주'의 덫에 걸려 2011년 이후 장기간 부진을 면치 못하다 그가 펀드를 맡은 2015년부터 환골탈태했다.
성장이 안정적이고 이익의 가시성이 높고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종목은 업종을 가리지 않고 발굴했다. 그 결과 KG제로인에 따르면 12일 기준 한국투자 한국의힘 펀드는 연초대비 19.44%를 기록, 상반기 수익률 20%에 육박하고 있다.
주요 전략은 '성장주의 역발상 투자'다. 역발상 투자라고 하면 보통 '담배꽁초 투자'로 불리는 가치주 전략을 떠올리지만 그는 성장주에 가치주 투자 개념을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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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에 다들 IT주만 주목할 때 제약·바이오 업종에 관심을 뒀다. 역발상이라는 것이 꼭 바텀업(Bottom-up) 방식의 저평가 가치주 발굴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성장주의 큰 그림을 염두에 두고 밸류에이션이 적정하게 내려왔다면 충분히 매수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
지금 시점에서는 지난해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올해는 다소 부진한 POSCO와 롯데케미칼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둔화로 이들 기업의 실적이 더 좋아질 수 없다는 시장 편견이 형성됐는데 POSCO나 롯데케미칼은 시장 선도적인 지위와 막강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미리 투자를 단행해 이제는 체질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그는 "단순히 인플레이션에 연동해 주가가 오르고 내리는 것이 아니라 업황이 좋아졌을 때 시장을 장악하는 선도 기업으로 변신한 것"이라며 "지금 시장은 이들 기업의 자체적 힘을 간과하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코스피 지수가 2350선을 중심으로 엎치락뒤치락하는 요즘, 증권가에서는 수출주와 내수주, 대형주와 중소형주 논쟁이 한창이다. 하지만 한 매니저는 "지금은 우리나라 전체 기업 이익이 상향되고 있고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확장되는 국면이라 시가총액이나 업종 구분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한국 기업의 미래를 책임질 업종별 최선호주를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