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이 4주 연속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부동산 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12일 코스피 지수는 23.82포인트(1.00%) 내린 2357.87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200 건설업종 지수는 전일대비 0.46포인트 하락한 289.36에 마감했는데 1년 상승률이 5.4%로 코스피 200 지수의 1년 수익률(23.0%)을 큰 폭으로 하회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의 활황과 별개로 주식시장에서 건설주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주택 가격이 오르면 주택건설업체의 이익이 개선될 거란 일반적 기대와 달리, 주택 가격 자체보다는 신규 분양 증가가 실적에 더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수석연구위원은 "건설사 실적은 주택 공급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지금 국내 주택시장은 공급이 줄어들 거라는 우려에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이라며 "주택가격과 건설사의 실적 및 주가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크지 않으며 오히려 분양, 즉 공급과 상관관계가 깊다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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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유로 일각에서 말하는 '집값이 올라 집을 못 사면 건설주를 사라'는 조언은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조언이다.
물론 집값 상승세가 지속되면 2015년~2016년 공급한 주택의 입주가 원활하게 진행돼 입주시 주택마진 상승으로 건설사의 실적 개선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집값이 계속 올라서 부동산이 활황이면 정부 규제가 등장하게 된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규제 우려는 이미 건설주의 투심 약화에 기여하고 있다. 새 정부의 주택정책은 아직 구체적 내용이 제시되지 않았지만 적극적인 부양보다는 시장 조절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기대돼서다.
이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도 최근 집값 상승 등 일부 지역의 국지적 과열 현상을 심각하게 인식한다고 밝혀, 규제에 대한 암시를 남겼다. 만일 규제가 도입돼 2017년 하반기 부동산 시장이 급랭할 경우 2015~2016년 집중 분양된 아파트들의 입주에 차질이 생겨 건설사의 현금흐름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연초에 해외수주 기대감이 높아지며 삼성엔지니어링 (24,750원 ▼950 -3.70%), 현대건설 (33,250원 ▲850 +2.62%), GS건설 (14,410원 ▲140 +0.98%) 등이 주목받았지만 기대만큼 수주가 나오지 않은 것도 건설주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팀장은 "연초 해외수주 기대감이 높았지만 실제로는 수주가 거의 안 나왔다"며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가운데 도시재생사업이 중소규모 존치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며 중소형 건설사가 정책 수혜를 볼 전망이다. 수익구조 문제로 대형 건설사가 뛰어들 수 없는 도시재생투자, 공적임대주택 확보 사업에 중소형건설사가 뛰어들어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광수 팀장은 "기분양한 물량 덕분에 중소형 건설사들이 2019년까지 이익 증가가 지속되고 도시재생사업에 참여할 기회를 갖게 될 확률이 높다"며 "이익 증가와 변화 측면에서 동부건설 (4,900원 ▼60 -1.21%), 서희건설 (1,394원 ▲14 +1.01%), 태영건설 (2,310원 ▲10 +0.43%), 계룡건설 (12,770원 ▼150 -1.16%) 등 중형 건설사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