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 주식' SPC삼립 "주가 상승은 필연?"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하세린 기자 2017.06.05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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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대해부]오너 3세 허진수·허희수 부사장 SPC삼립 지분 보유…지배구조 개편 이슈 주목

편집자주 매일같이 수조원의 자금이 오가는 증시는 정보의 바다이기도 합니다. 정확한 정보보다는 거품을 잡아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상장기업뿐 아니라 기업공개를 앞둔 기업들을 돋보기처럼 분석해 '착시투자'를 줄여보겠습니다.

'회장님 주식' SPC삼립 "주가 상승은 필연?"


주식시장에서는 재벌 그룹 오너 2·3세가 지분을 가지고 있는 주식을 '회장님 주식'이라고 부른다. SPC삼립 (58,900원 ▲900 +1.55%)도 파리크라상 최대주주인 허영인 SPC그룹 회장과 3세 허진수·허희수 부사장이 모두 지분을 가지고 있어 대표적인 '회장님 주식'으로 분류된다.

특히 SPC삼립은 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로 허진수·허희수 부사장이 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는데 활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SPC그룹 최상위 지배기업은 비상장 기업인 파리크라상으로, 향후 오너 3세가 파리크라상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 때문에 유일한 상장사인 SPC삼립의 기업가치 상승으로 오너 3세 지분가치가 커지는 것은 '필연'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한 펀드매니저는 "SPC삼립은 오너 일가가 지분을 고르게 보유한 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라며 "요즘같이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부각되는 국면에서 주목 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SPC삼립 최대주주는 파리크라상(40.7%) 이고 허 회장은 2002년 취득한 80만주(9.27%)를 보유 중이다. 허진수·허희수 부사장이 각각 98만9540주(11.47%), 98만7050주(11.44%)를 갖고 있다. 2일 종가(21만5000원) 기준으로 허 회장의 지분가치는 1720억원, 허진수 부사장과 허희수 부사장의 지분가치는 각각 2128억원, 2122억원에 달한다.



40대 초반인 두 부사장이 2000억원대의 주식을 보유하게 된데는 2002년 삼립식품 부도가 결정적이었다.

SPC삼립(옛 삼립식품)은 당초 창업주 허창선 회장이 장남인 허영선씨에게 물려줬지만 리조트 투자 실패로 부도가 난 뒤 2002년 동생인 허영인 회장이 운영하는 샤니에 인수됐다. 당시 허영인 회장과 허진수·허희수 부사장은 유상증자에 참여, 신주를 취득해 지분을 확보했다.

총 758만주(액면가 5000원), 379억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상증자가 이뤄졌다. 당시 파리크라상이 284만주를 배정받았고, 허 회장은 80만주, 허진수·허희수 부사장은 각각 60만주(6.95%)를 받았다.


이후 허진수·허희수 부사장은 2003년 SPC삼립이 1만원을 하회하는 구간에서 장내매수를 지속해 지분율을 높였다. 그 결과 2003년 말 각각 11.46%, 11.43%의 지분을 확보하는데 성공했고 이후에도 소규모 장내매수를 추가했다.

2011년 말 SPC삼립이 '회장님 주식'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자 10년간 바닥을 기던 주가가 마침내 움직이기 시작했다. 2011년 10월24일 1만2000원이던 주가는 2015년 8월 41만5000원의 사상 최고가를 기록, 35배 급등하는 '꿈의 주식'이 됐다.

거품이 끼었던 주가는 이후 급락세로 돌아서 반토막 났다. 하지만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오너 3세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국내외 장기 성장성이 확보된 점을 고려할 때 주가에 프리미엄을 부여할 근거는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회장님 주식' SPC삼립 "주가 상승은 필연?"
한편 그룹 최상위 지배기업인 파리크라상은 100% 오너 일가 소유다. 허영인 회장(63.5%), 허진수 부사장(20.2%), 허희수 부사장(12.7%), 허영인 회장 부인인 이미향(3.6%)씨 등이 주주다. 이처럼 허진수·허희수 부사장은 이미 파리크라상 지분도 적잖게 확보하고 있어 1949년생인 허 회장은 재계 총수 중에 드물게 승계 준비를 일찍부터 지시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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