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6월 코스피도 '가보지 않은 길'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7.06.02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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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조정설' 딛고 사상 최고가 또 경신...외국인 나흘 만에 4000억원대 순매수

[내일의전략]6월 코스피도 '가보지 않은 길'


지난 달까지 10년 만에 6개월 연속 상승 기록을 세운 코스피가 6월 초 다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5월 수출 지표 호조와 미국 증시의 사상 최고가 행진에 힘입어 '6월 조정론'을 뒤엎고 비상했다.

2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27.11포인트(1.16%) 오른 2371.72에 마감했다. 장중 2372.65의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장중·장 마감 기준 신고가를 모두 새로 썼다.



외국인은 나흘 만에 순매수를 재개하며 대규모 '사자'에 나섰다. 외국인이 4487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2413억원, 2509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IT 업종에서만 2837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전일 발표된 5월 수출 호조와 미국 증시 사상 최고가 경신이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S&P500지수는 전일대비 18.26포인트(0.8%) 상승하며 사상 최고가인 2430.06에 마감했고, 나스닥 및 다우지수도 사상 최고가를 종가 기준으로 새로 썼다.



◇계속되는 韓 수출 서프라이즈=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수출 증가세는 5월에도 계속됐다. 5월 수출은 전년비 13.4% 증가하며 5개월 연속 두 자릿 수 증가율을 나타냈다. 5개월 누적으로는 전년비 16.4% 늘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와 철강, 석유, 화학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고 무선 통신 기기와 가전, 자동차부품은 부진했다. 반도체는 수출 금액 79.9억 달러를 기록, 또 다시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을 경신했다. 수출 환경이 본격 개선된 지난해 말부터 이같은 업종별 차별화는 계속됐다.

지역별로는 중국, 유럽연합, 아세안 지역에서는 증가세가 이어졌지만 미국향 수출은 부진했다. 유럽은 자동차나 선박 등 수출 상위품목으로 중심으로 20% 이상 증가세를 보였다.


5월까지 수출 호조가 계속되는 가운데 향후 수출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엇갈리고 있다. 유가 및 원자재 가격의 기저효과가 있고 반도체 수출 변수가 유동적이기 때문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유가의 기저효과 소멸로 수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반도체 수출이 견조해, 급격한 수출 둔화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주도주 없는 순환매, 언제까지?=사상 최고가 경신이 계속되고 있지만 업종별로는 순환매 또는 '키맞추기' 장세가 계속됐다. 수급을 주도하는 주체가 주도주에 베팅하기보다는 업종별 순환매를 이어가며 지수 상승 드라이브를 거는 흐름이 계속됐다.

각종 기록을 경신하며 사상 최고가 랠리를 이어간 5월 증시는 외국인과 금융투자가 주도했는데, 5월 외국인과 금융투자는 각각 1조3341억원, 3조5207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차익거래를 주로 하는 금융투자가 주도하는 시장에서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 특히 코스피200 종목의 매매가 활발할 수밖에 없다.

자금 여력이 있는 외국인과 금융투자, 연기금을 제외하면 다른 기관 투자자들의 수급은 타이트한 편이다. 특히 공모 주식형펀드 설정액이 40조원으로 쪼그라들며 투신을 비롯해 사모펀드 등은 자금 여력이 크지 않다. 그러다보니 조금이라도 오른 주식은 매도하고, 덜 오른 주식은 매수해 이익을 내는 순환매 장세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형 펀드를 운용하는 기관 투자자 입장에서는 당장 자금 여력이 크지 않다"며 "따라서 부족한 자금으로 최대의 효율과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당분한 순환매를 지속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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