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리 "주식시장의 변덕, 잊어야 투자 성공한다"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7.06.0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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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하나금융투자 주최 펀드미식회 강연 "장기투자가 결국 이긴다"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사진제공=하나금융투자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사진제공=하나금융투자


"작년 한 해 동안 일생 먹을 욕을 다 먹었다. 메리츠코리아 펀드가 작년에 부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다리는 사람은 돈을 벌 수 있다. "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1일 하나금융투자가 주최한 '펀드미식회' 강연에서 "너무 많은 분들이 펀드투자로 손해를 보고 있기 때문에 강연을 망설였다"면서 "하지만 지난 1년간 느낀 것이 많았고 스스로 투자했던 경험과 대다수 사람들이 왜 펀드에서 손해를 보는지 말씀드리고자 한다"며 입을 열었다.

2014년 놀라운 수익률로 주목받으며 단숨에 '1조 펀드'로 성장한 메리츠코리아펀드는 지난해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충격 등으로 국내 주식형펀드 가운데 최하위 성과를 기록했다. 올 들어서는 수익률 회복이 가파르게 이뤄져 KG제로인에 따르면 5월31일 기준 연초대비 12.9% 수익률을 기록했다.



"메리츠코리아펀드의 수익률이 악화되자 사람들은 왜 시장을 예측하지 않았냐, 현금 비중을 유지했다 주가가 내리면 주식을 더 샀어야 하지 않았냐고 물었다. 하지만 주식시장은 예측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다만 투자한 회사들을 믿기 때문에 밤에 잠을 잘 수 있었다. "

메리츠코리아펀드의 수익률이 부진했던 지난해 존리 대표는 끊임없이 "한국 투자자들은 왜 이런 방식으로 투자할까"에 대해 고민했다. 문제는 근본적인 부분에서 존리 대표와 생각이 다르다는 것이었다. 그가 말하는 펀드 투자는 주식 투자와 본질이 같다. 주식 투자를 할 때 해당 기업이 어떤 기업이고 어떤 철학으로 사업을 하는지 살피는 것과 같이, 펀드를 운용하는 회사가 어떤 회사고 어떤 철학으로 투자를 하는지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그 방향성이 맞다면 펀드 환매를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메리츠코리아 펀드에 저와, 제 아내, 아이들 이름으로 매달 상당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일시적으로 수익률이 부진해도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우리가 투자한 회사는 돈을 잘 벌고 있고, 가격이 비싸지 않고, 우리 주식운용팀은 쉴 새 없이 탐방을 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


그는 메리츠코리아 펀드가 투자한 기업 가운데 메디톡스 (147,500원 0.00%)를 예로 들었다. 존 리 대표는 "메디톡스는 전 세계적으로 진입장벽이 높은 보톡스 시장에서 미국 앨러간 보다 훨씬 경쟁력이 높다"며 "상당 기간 침체됐던 주가가 이제 제 값을 받기 시작했는데 좋은 주식은 결국 메디톡스처럼 오르게 된다"고 말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펀드를 샀다 팔았다 하는 것'을 들었다. 그는 "펀드를 자주 매매하면 수수료 비용만 발생시키고 돈을 벌 수 없을 것"이라며 "매매를 자주 하는 행위는 도박장에서 도박을 하는 것과 같은데 도박으로 돈을 버는 사람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펀드 외에도 주식에 직접 투자를 병행할 것을 권했다. 주식을 잘 알아야 펀드도 제대로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성공적인 펀드 투자 철학으로는 △장기투자 △마켓 타이밍을 지양할 것 △낮은 매매 회전율 △주식 증서가 아닌 기업을 사는 것을 꼽았다. 특히 '최근 6개월 수익률'과 같은 단기 지표를 참고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존리 대표는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은 좋았다, 나빴다, 변덕을 부리며 야속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면서 "그걸 잊어버릴 수 있어야 주식이든, 펀드든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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