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샌드위치' 중형주의 반란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7.06.01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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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시총 100~300위 중형주, 조정장서 두각...지주사 및 경기민감 내수주 '주목'

[내일의전략]'샌드위치' 중형주의 반란


코스피 지수가 기간 조정에 돌입하며 대형주가 주춤한 사이 중형주가 틈새를 파고 들고 있다. 대형주 강세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던 중형주는 저평가 매력을 무기로 주목받고 있다.



1일 코스피 지수는 2.77포인트(0.12%) 내린 2344.61에 마감했다. 외국인이 213억원을 순매도했고, 6월 동시만기를 앞두고 국가지자체가 720억원을 순매도하며 기관이 1009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지난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코스피 중형주 지수는 연초대비 13.5% 오른 상태다. 특히 5월 이후 상승 흐름이 가파르게 이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중형주는 코스피 시가총액 101위부터 300위까지 종목을 지칭한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대략 3000억~2조원 내외 종목이다.

역대 한국 증시 역사에서 중형주는 주도주로 주목받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대형주와 비교하면 이익과 주가의 안정성이 부족하고 소형주 대비로는 성장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서다.

이런 이유로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초대형주 랠리가 이어지는 동안 중형주의 소외가 극심했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급등에도 불구, 지수가 박스권에 머물렀던 이유도 중형주의 부진 때문이었다. 작년 상반기에는 소형주 강세, 하반기에는 대형주 강세가 진행되는 와중에 중형주는 철저히 상승 흐름에서 배제됐다.


하지만 올해 2분기 이후 중형주가 반전의 계기를 찾고 있다. 대형주는 IT, 경기관련소비재, 금융 비중이 높은 반면 중형주는 경기민감업종인 소재, 산업재, 경기관련소비재 비중이 16%, 28%, 21%로 훨씬 높아, 글로벌 경기회복과 수출 호조, 특히 문재인 정부 들어 나타난 지주사 랠리로 중형주는 재평가 랠리를 시작했다.

지난 3월24일 변준호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2~3분기에는 중형주가 시장수익률을 상회할 수 있다"고 미리 전망하기도 했다. 대형주가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계속 달리는 가운데 피로감이 높아지면서 중형주가 바통을 이어받을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특히 원/달러 환율의 하락으로 중형주 중에서도 경기민감형 내수주가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민감주 중에서 턴어라운드가 기대되는 중형주로는 현대미포조선, GS건설 등이 있고 두산, LS, 한진칼 같은 지주사격 기업도 주목받고 있다. 농심, 하이트진로, 현대홈쇼핑, 롯데하이마트 등 음식료·유통 등 중형주에 다수 포진한 내수주들도 5월 이후 대형주와 '키맞추기'에 돌입하며 주가 상승이 빠르게 이어졌다.

중형주 랠리에 일부 중형주는 코스피 시가총액 100위권 내로 진입하며 대형주로 편입되기도 했다. 올 들어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이날도 52주 신고가를 새로 쓴 신세계와 메리츠종금증권 등이 대형주로 이적했다.

중형주 랠리가 한창인 가운데 상승 지속 가능성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견해가 엇갈렸다.

이창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형주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향후에는 대형주 위주의 랠리에서 벗어나 시장의 흐름이 향후 중소형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변준호 팀장은 "내수 회복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높기 때문에 중형주의 역습은 일시적인 혹은 기술적인 반등에 그칠 수도 있다"며 "투자 우선순위에는 실적 호전 중형주를 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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