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신중론자 "단기과열…6월 조정 유력"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7.05.29 16:19
글자크기

'파죽지세' 코스피, 엿새 만에 하락...기관 '팔자'

[내일의전략]신중론자 "단기과열…6월 조정 유력"


코스피가 6개월 연속 상승하자 신중론을 견지하는 투자전략가들이 "6월 조정이 유력하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역대 코스피 지수가 7개월 연속 상승한 적이 한 번도 없는 데다 기술적 조정이 나타날 때가 됐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29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2.33포인트(0.10%) 내린 2352.97에 마감했다. 닷새 연속 계속된 사상 최고가 행진에 기관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약보합 마감했다.

작년 말 올해 연간 전망을 제시한 증권사 리서치센터 중에서 확실한 '강세론'을 내세운 곳은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이베스트투자증권 정도다. 반면 올해 증시 전망에 대해 신중론을 제시한 곳은 미래에셋대우,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삼성증권 등이었다.



초대형 IB를 중심으로 주로 대형사들이 올해도 박스권 돌파가 쉽지 않을 거라는 신중론을 제기했던 것이다. 이 가운데 삼성증권은 최근 강세론으로 입장을 완전히 선회했고 KB증권도 지수 상승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비싸지 않다며, 사실상 강세론으로 돌아섰다.

반면 대신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은 올해 코스피 목표치 상단은 올렸지만, 작년말 제시했던 신중론의 잔재를 포기하지 않았다. 이들 신중론자들의 특징은 지수 상승을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도 이익이 확실한 IT와 방어적인 성격의 내수주를 주로 추천한다는 것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가 2300선을 넘겼지만 단기적으로 경계 신호가 출현했다"며 "2015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대형주 중심의 강세장에 도전적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단기 경계 신호로는 △유가 급락 △중국 채권시장에서의 장단기 금리차 역전 심화 △기술적 분석에서 일목균형표상 나타난 급락 반전 가능성 등을 들었다. 다만 박 팀장은 6월 증시의 변동성이 일부 확대된다고 해도 "아직 상승장에 동참하지 못한 투자자들에게는 절호의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익 모멘텀이 기대되는 IT와 내수소비재를 추천한다"고 밝혔다.

대신증권은 2300선을 넘어선 코스피의 추가 상승이 가능한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며 "현 시점에서 주식 비중을 늘리는 것은 위험 관리에 있어 적절하지 못한 선택"이라며 더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300선을 넘어선 코스피는 경기, 실적, 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선반영한 오버슈팅(일시적 급등) 국면에 진입했다"며 "2분기 실적 시즌을 전후로 매수 타이밍(조정)이 올 것으로 예상되며 모멘텀 투자자는 코스피 2300 이상에서는 주식 비중 축소를 제안한다"고 언급했다.

코스피 사상 최고가를 견인하고 있는 국내 기업이익도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봤다. 박석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제 1분기 5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진 코스피 영업이익이 2분기 이후에도 상향조정 모멘텀을 유지할 것인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밖에 교보증권도 6월 한국 증시는 확장 국면을 이어가겠지만 일시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단기 급등에 따른 기술적 부담과 밸류에이션 저항이 발생할 거라는 판단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디스카운트가 해소된 코스피의 적정 이론적 한계는 2350"이라며 "IT 업종으로 제한된 업황 변화를 모든 산업에 적용하는 낙관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작년 말 이미 코스피 사상 최고가 돌파를 전망했던 하나금융투자는 6월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지만 조정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가 6개월 연속 상승한 적이 있었던 2002년과 2007년의 경험을 고려할 때 6월에 순환적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하지만 조정의 정도와 기간은 깊거나 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