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조 자사주 태운 삼성전자…주식가치는 5%+α↑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2017.05.23 17:45
글자크기

EPS 한달새 5% 증가, 컨센서스 상승 요인이 대부분…"주식소각 분량 추가 반영될것"

20조 자사주 태운 삼성전자…주식가치는 5%+α↑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가 20조원어치 자사주를 소각하며 시가총액이 300조원 밑으로 내려왔다. 지난달 삼성전자가 지주회사 전환을 포기하면서 주주환원책으로 내놓은 자사주 소각 1차 물량이 증시에서 사라지며 상승한 삼성전자 주식가치와 추가 상승 여력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23일 증시에서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9000원(0.4%) 하락한 224만6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점인 2326.31을 터치하며 강세장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기관과 외국인의 순환매 물량이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시가총액은 314조원에서 293조원으로 19조원(6.1%) 하락했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이 300조원 밑으로 내려온 것은 지난달 26일 이후 한달여만이다.

이날 주가대비 시가총액이 큰 폭으로 하락한 이유는 자사주 소각 때문이다. 지난달 27일 삼성전자는 지주사 전환을 포기하는 대신 보유 중인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올해 보유한 자사주의 절반을, 2018년 이사회를 열어 나머지 절반을 태운다.



이에 따라 소각한 자사주 899만주(일반주 기준), 20조2744억원어치가 이날 장에서 빠졌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급감은 자사주 소각에 따른 일종의 착시현상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우선주 161만4847주도 유통주식에서 제외했다.

자사주 소각은 전체 유통주식수를 줄여 주식가치를 올리는 데 사용된다. 1분기 사상 두번째 분기실적을 기록한 데다 2분기 최고실적을 예고한 만큼 주식가치 상승에 힘을 더하겠다는 의도로 읽혔다.

20조 자사주 태운 삼성전자…주식가치는 5%+α↑
자사주 소각에 따라 주식가치가 얼마나 올랐을지는 투자자의 관심 중 하나다. 삼성전자의 주식가치 상승분은 최근 증권업계가 올해 예상 실적(컨센서스)을 기준으로 계산한 EPS(주당순이익)에서 찾을 수 있다. EPS는 기업의 순이익을 주식수로 나눈 값으로 주식가치를 재는 데 사용한다.


금융정보회사 와이즈에프엔이 증권가로부터 집계한 삼성전자의 최근 EPS는 24만2155원으로 지난달 대비 4.9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47조2068억원에서 49조5863억원으로 5.04% 올랐다. EPS 증가율과 컨센서스 증가율이 비슷하다.

즉 EPS 계산 시 삼성전자의 자사주를 제외해온 일부 증권사를 제외하곤 추가로 유통주식수 감소 효과를 반영해야 한다는 얘기다. 또 줄어든 주식수 만큼 주식 1주당 돌아가는 배당금 역시 늘어나기 때문에 당장 2분기 마감 이후부터 자사주 소각을 체감할 수 있다고 한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상당수 증권사가 영업이익 전망 상승에 따라 EPS를 조정했고 소각한 자사주를 반영하지 않았다"며 "자사주 소각분만큼 주식가치 상승 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삼성전자 주가는 자사주 소각에 대한 기대감을 얼마나 선반영했는지에 따라 상승폭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자사주 소각에 이어 2018년 나머지 자사주를 소각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올해 말 기준 발행 주식수는 전년 대비 9.5% 줄어들고 2018년엔 10.4% 감소할 전망이다. 아울러 유통주식수는 연간 3.3%씩 줄어들 것으로 증권업계는 계산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