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2017 씨어터 이문세' 공연에서 이문세가 밴드 구성에 혼섹션 7인을 앞세운 세련된 연주자들과 함께 섬세하고 색깔있는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공=케이문에프엔디
듣고 보는 모든 것이 오감 만족으로 이어졌다. 다수의 히트곡만으로 체면치레하는 여느 무대와는 확연히 다른 아우라가 23일 ‘2017 씨어터 이문세’ 공연에는 쉴 새 없이 펼쳐졌다. 이문세와 ‘그의 친구들’(연주자와 안무가), 무대 구성의 편린들을 따라가다 보면, 이문세가 이 공연을 위해 어떤 준비와 고민을 했는지 그 시간의 고된 흔적이 여실히 읽혔다.
무대 제작비만 10억여 원이 투입돼 스태프 사이에선 “남는 게 하나도 없다”는 말이 나왔다. 무대 한 관계자는 “최고와 완벽이라는 이름의 무대를 위해 그가 쏟아붓는 열정과 노력은 무대 전문가들도 창피하게 만들 정도”라고 전했다.
이문세는 23일 무대에서 자신이 케냐에서 여행한 일화를 소개하며 밤하늘 별에 맞춰 부르고 싶은 추억의 노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직접 기타를 연주하며 '그녀의 웃음소리뿐'을 마른 음색으로 애절하게 불렀다. /사진제공=케이문에프엔디
무대에서의 이문세는 젊고 역동적이었다. 템포가 있는 곡에선 직접 춤사위를 펼쳤고, 1층, 2층 무대를 쏜살같이 오르내렸다. 무엇보다 무대가 지루하게 늘어지지 않고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곡에 극(劇)을 입혀 안무로 승화했고, ‘밤이 머무는 곳에’ 같은 발라드조차 스윙 리듬을 넣어 그루브(groove·리듬감)를 극대화했다.
리듬감이 도드라진 추억의 히트곡은 10~30대를 만족시키고, 밴드 구성에 혼 섹션(금·목관 악기들의 조합) 7명의 연주로 세련미를 첨가한 장면은 40대 이상을 만족시키는 그야말로 전 세대 공감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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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젋고 역동적인' 청춘의 귀환. 이문세는 23일 열린 무대에서 안정된 가창력, 쉴새없는 춤사위, 젊은 감각의 무대 구성 등으로 전세대의 환호를 받았다. /사진제공=케이문에프엔디
한 뼘 아닌 한걸음 커진 진화의 보폭에서 이문세는 50대 피상(皮相)에서 다시 20대 열혈의 초상으로 귀환했다. ‘추억’으로 쓰고 ‘진화’로 읽는 그의 무대는 아직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