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맨체스터 폭발, 자폭테러로 판명…사망자 점점 늘어(종합2보)

머니투데이 이보라 기자 2017.05.23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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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한 남성에 의한 자폭테러"…2005년來 최대 테러 사건

영국 맨체스터 경기장 인근/사진=AFP영국 맨체스터 경기장 인근/사진=AFP


영국 맨체스터 경기장에서 미국 팝 가수 아리아나 그란데의 공연이 막 끝난 뒤 폭발이 발생해 최소 22명이 사망하고 약 60명이 다쳤다. 영국 경찰은 이번 사건이 현장에 있던 자폭테러범의 소행이라고 보고 있다.



22일(현지시간) BBC와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맨체스터 경찰 당국은 "이날 밤 10시 35분쯤 맨체스터 경기장에서 폭발이 발생해 현재까지 22명이 사망하고 약 60명이 부상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경찰 당국은 사건 발생 초기 19명이 사망하고 약 50명이 다쳤다고 발표했으나 이를 수정했다.

폭발은 미국 팝 가수 아리아나 그란데의 마지막 곡이 끝난 뒤 관객이 경기장 밖으로 나가려 할 때 발생했다. 최소 두 차례 이상의 폭발음과 함께 연기가 자욱하게 꼈으며 사방에서 비명소리가 들리는 아수라장이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콘서트에 아내와 딸을 데려온 앤디 홀리는 BBC에 "폭발이 일어나 내가 9m 가량 내동댕이쳐졌다"며 "깨어났을 때 시체가 바닥에 누워있는 것을 봤다. 20~30구는 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분명 폭발이었고 무력이었다"며 "경기장 입구 매표소 근처에서 폭발이 있었다"고 했다. 가족과 함께 공연을 보러 온 엠마 존슨도 "우리는 계단의 꼭대기에 서 있었는데 유리가 폭발했다"며 "건물 전체가 흔드리고 불이 났다. 사방에 시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찰 당국은 폭발물 해체반을 긴급 투입했으며 긴급 구조 작업을 벌였다. 경기장과 인접한 맨체스터빅토리아역은 폐쇄됐다.

경찰 당국은 이번 사건을 테러로 보고 있다. 당국은 앞서 "다른 정보가 나올 때까지 테러에 의한 공격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발표, 테러대응 전담팀을 투입했다. 이후 폭발물을 지닌 한 남성에 의해 공격이 이뤄졌다며 사건을 테러로 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도 자살폭탄 테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현장에 있던 한 남성이 유력 용의자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이번 사건이 테러로 사실상 확인되면서 2005년 7월7일 발생한 런던 지하철 테러 사건 이후 최대 테러 사건이 됐다. 당시 이슬람 극단주의자가 출근시간에 지하철에서 폭탄테러를 벌여 52명이 사망했다.

영국이 더 이상 테러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3월 런던 의사당 부근에서 테러가 발생한 것을 비롯해 인구가 밀집된 지역에서 테러 공격이 잇따르고 있다. 영국 정부는 테러 경보 수준을 두 번째로 높은 '심각' 단계로 유지 중이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날 성명에서 "경찰이 끔찍한 테러 공격으로 간주하는 이번 사건의 전말을 알아내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희생자와 이들의 가족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밝혔다. 앰버 러드 영국 내무장관은 "야만적인 공격으로 고의적으로 가장 연약한 사람들을 겨냥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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