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인들께 위로" 노건호씨의 위트, 盧 추도식에 미소번져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17.05.23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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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이런 날 아버님이 막걸리 한잔 하실것 같다"…文대통령 손 꼭 잡아

/사진=노무현 재단 라이브 캡처/사진=노무현 재단 라이브 캡처


"전국의 탈모인들께 심심한 위로와 동병상련의 뜻을 전합니다."

2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8주기 추모식이 엄숙하게 진행된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의 장남인 노건호씨의 이같은 말이 나오자 시민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노 전 대통령 특유의 유머감각을 빼닮은 아들을 봐서였을까.



건호씨는 이날 머리를 삭발한 채 추도식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추도사에 이어 단상에 오른 건호씨는 "헤어스타일의 변화에 대해 한 마디 드리겠다"며 "정치적 의사표시, 사회의 불만 표출, 종교적 의도가 모두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저에게 좀 심하게 탈모가 일어났는데, 여러군데에서 진행돼 방법이 없었다"며 "본의 아니게 속살을 보여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에서는 별다른 원인없이 그럴 수 있다고 한다"며 "스트레스 외에 별다른 건강 문제가 없으니 걱정말라"고 안심시켰다.



건호씨는 마지막까지 유머감각을 잃지 않았다. "저는 (머리가) 다시 나고 있다"며 "탈모인들께는 다시 한 번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밝혔다. 다시 웃음소리가 추도식장에 들렸다.

아버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그리움의 표시도 잊지 않았다. 그는 "아버님께서 살아계셨다면 이런 날에 막걸리 한 잔 하자고 하실 것 같다"며 "아버님이 사무치게 그리운 날이다. 모든 국민들께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어머니 권양숙 여사는 이 말을 듣고 눈물을 펑펑 흘렸다. 문 대통령은 한 숨을 쉬며 하늘을 쳐다봤다. 좌석으로 돌아온 '친구 노무현의 아들' 건호씨의 손을 문 대통령은 꼭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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