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는 최근 페이스북의 국내 사용자 접속경로 임의 변경 행위와 관련,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 위반 여부를 점검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사업자간 협의 내용과는 별개로 특정 인터넷 이용 회선 이용자들에 대한 차별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가 집중 점검대상이다.
캐시 서버란 콘텐츠 사업자의 데이터를 통신사 IDC에 직접 저장하는 서버를 말한다. 캐시 서버를 두게 되면 콘텐츠 사업자의 서버에 직접 접속하지 않아도 빠른 속도로 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그간 페이스북은 국내 통신사 중 KT에만 전용 캐시 서버를 운영해왔지만 최근 동영상 콘텐츠 수요가 급증하면서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에도 전용 캐시 서버 설치를 제안했다.
업계에선 이번 페이스북 접속경로 임의변경 논란이 거대 인터넷 기업의 갑질 횡포 아니냐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네이버·카카오·넥슨·엔씨소프트 등 국내 기업들은 매년 수백억원에 달하는 캐시서버 비용을 통신사에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서버가 있지만 전국 곳곳 통신사 IDC에 캐시서버를 설치, 이용자들에게 더욱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만일 페이스북에 무료로 캐시서버를 제공할 경우, 국내 콘텐츠 기업들만 캐시 서버 사용료를 부담하는 역차별이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정책국장은 “페이스북이 갑자기 SK브로드밴드 가입자들의 KT 캐시 서버 이용을 막은 것은 기업간 협상을 유리하게 진행하기 위해 이용자를 볼모로 잡은 행위”이라며 “만일 네이버나 카카오가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면 엄청난 비난 여론에 시달렸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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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관계자는 “사업자간 분쟁으로 이용자 불편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통신사업자간 불공정 행위 및 이용자 이익 침해 여부 등을 다각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