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장에서도 안 죽었다" 롱숏 헤지펀드 '강자'는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7.05.2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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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권 벗어나니 죽 쑤는 롱숏펀드...'숏 포지션' 리스크 피한 롱숏 헤지펀드 3인방

"강세장에서도 안 죽었다" 롱숏 헤지펀드 '강자'는


'박스권'에 최적화된 롱숏펀드가 강세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일부 롱숏형 헤지펀드가 두각을 드러내 주목받고 있다. 지수가 박스권을 돌파하자 강세장에 적합한 투자전략으로 선회한 것이 적중한 탓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8일 기준 설정액 200억원 이상 롱숏형 헤지펀드 가운데 타이거자산운용의 타이거 5-02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은 연초대비 17.69% 수익률로 1위를 기록했다.



타이거자산운용은 중소형 가치주에 투자하는 사모전문운용사 가운데 올해 이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펀드는 통상 롱숏펀드가 롱 전략(가격이 오를 것 같은 주식을 매수)과 숏 전략(가격이 내릴 것 같은 주식을 공매도)의 비율을 50대 50으로 유지하는 것과 달리 롱숏 비율을 70대 30으로 취해, 증시 상승으로 숏 포지션에서 손실이 나는 것을 방지했다. 흔히 롱숏 펀드가 취하는 '시장중립' 전략을 추구하지 않고 상승에 베팅한 것이다.

오종태 타이거자산운용 이사는 "중소형 가치주 위주의 포트폴리오에 대형주를 20% 가량 편입했는데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엔씨소프트 (164,900원 ▼3,900 -2.31%)가 수익률에 크게 기여했다"며 "숏 전략에서도 손실이 나지 않고, 오히려 소폭 플러스 수익이 났다"고 설명했다.



타이거자산운용은 고려대학교 주식동아리 출신인 이재완 대표가 2013년 설립한 회사로 운용보수를 없애고 성과보수만 받고 있다. 즉 손실이 나면 보수를 아예 받을 수 없는 구조로, 절대수익을 낼 경우에만 수수료를 받고 있다.

타이거자산운용에 이어 J&J자산운용의 제이앤제이파트너베타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제1호 S와 제이앤제이파트너알파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제1호 S가 각각 14.39%, 11.72% 수익률로 코스피 지수상승률을 앞섰다.

KTB자산운용에서 KTB마켓스타를 운용하던 이재현 대표와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간판펀드를 운용하던 최광욱 대표, 두 스타 펀드매니저가 운용 중인 제이앤제이파트너 헤지펀드 시리즈는 1등 기업을 매수(롱)하고, 코스피200 지수선물을 매도하는 전략을 핵심으로 구사하고 있다.


시장 중립적 수익률을 추구하기 위해 코스피200 지수선물 숏 포지션을 50% 가지고 가는 전략을 유지했으나 작년 11월 이후 강세장이 왔다는 판단에서 숏 전략을 유연하게 바꿨다. 강세장이 진행 중일 때는 선물 매도를 줄였다 시장이 과열이라는 판단이 들면 선물 매도를 늘리는 방식을 취한 것이다.

최광욱 J&J자산운용 대표는 "원래 시장 중립적이던 선물 전략을 시장이 신고가를 경신하는 국면에서 유연하게 구사했다"며 "주식 전략은 전 세계 IT 기업 가운데 가장 저평가된 삼성전자를 33% 가량 비중있게 가져갔다"고 설명했다.

그밖에 KB자산운용의 KB Vintage16 전문투자형 사모 투자신탁 제1호 C-S 클래스와 교보악사자산운용의 교보악사ORANG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Class C-S가 연초 이후 각각 7.34%, 7.25% 수익률로 선방했다.

한편 공모형 롱숏펀드 수익률은 올해 코스피 수익률을 크게 하회했다.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수익률이 가장 좋은 공모형 롱숏펀드는 트러스톤자산운용의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퇴직연금자[주혼]C클래스로 연초대비 4.84%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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