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허삼관 매혈기'로 널리 알려진 중국의 소설가 위화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열린 2017 서울국제문학포럼 해외작가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내에서 큰 사랑을 받는 중국 현대문학 작가 위화(余華·57)가 22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서 열린 '2017 서울국제문학포럼' 해외작가 기자간담회에서 이처럼 말했다. 그는 "사드가 (한반도에서) 완전히 없어진 건 아니기 때문에 양국 관계에 있어 문제의 도화선은 남아있을 것"이라면서도 향후 한·중 관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주위에서는 북한의 핵 도발을 이유로 위화의 한국행을 걱정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그는 "친구에게 내가 가는 서울이 네가 있는 북경보다 안전할 수도 있다고 했다"며 웃었다. 고(故) 이문구 작가 등과의 만남을 통해 '한민족 의식'을 이해한 그는 한반도의 전쟁 가능성이 외부에서 우려하는 것 만큼 높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중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허삼관 매혈기'로 널리 알려진 중국의 소설가 위화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열린 2017 서울국제문학포럼 해외작가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가 이번 포럼에 들고나온 주제는 '우리와 타자'다. 한·중 문제를 비롯한 다양한 정치·사회 문제도 연장선상에 있다. 그는 "'구분짓기'는 한국과 중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라며 "나와 타자 간의 관계를 형성하는 차이, 다름, 대립 등의 요소를 표현해내는 것이 문학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제가 11년 전 '형제'를 출간했을 때 반응은 극단적으로 나뉘었습니다. 이제서야 (작품을 둘러싼) 논쟁이 조금 잦아들기 시작했죠. 아마도 '형제'가 묘사하는 것들이 중국의 현실을 묘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중국인들이 공감하기 때문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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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위화의 글을 선정적이고 잔인하다고 비판하지만 그는 '국가 검열'을 우려한 '자기 검열'은 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제가 쓰는 것은 제가 (문화혁명 시기에) 실제로 목격했던 폭력과 친구로부터 전해들은 경험"이라며 "현실에서는 소설보다 한층 더 잔인한 폭력이 행해졌던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문학을 통한 사회 비판을 지속할 수 있는지에 대해 그는 "최근 중국에서 문학 검열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며 "소설로 위장한 글쓰기가 계속 통할지 자신하기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2012년 국내 출간된 산문집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는 천안문 사태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아 중국에서는 출판 금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