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VR동맹' 삼성전자, 구글VR '데이드림' 채택 왜?

머니투데이 마운틴뷰(미국)=김지민 기자, 이하늘 기자 2017.05.19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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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올 여름 갤S8에 '데이드림' 지원… 삼성, VR '투트랙' 전략 펼칠 듯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최고경영자)가 17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열린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례 콘퍼런스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이날 구글은 올 여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삼성전자 '갤럭시S8'에 자사 VR 헤드셋 '데이드림'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제공=구글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최고경영자)가 17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열린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례 콘퍼런스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이날 구글은 올 여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삼성전자 '갤럭시S8'에 자사 VR 헤드셋 '데이드림'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제공=구글


삼성전자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S8+'(이하 갤S8·S8+)에 구글 VR(가상현실) 플랫폼 ‘데이드림’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갤S8 이용자들은 페이스북 오큘러스와 함께 글로벌 주요 VR 플랫폼을 복수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구글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쇼어라인 엠피시어터에서 열린 구글 I/O 2017에서 “올 여름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를 통해 갤S8 시리즈가 데이드림을 지원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페이스북과 VR 공조체제를 유지해왔다. 2015년 페이스북 자회사인 오큘러스와 손잡고 VR 헤드셋 ‘기어VR’를 공동 개발했다. 시장조사기관 슈퍼데이터리서치에 따르면 기어VR의 지난해 판매량은 451만대다. 전세계 점유율 71.6%로 압도적 1위를 달렸다.

이같은 페이스북과의 동맹 때문인지 VR사업과 관련해 구글과는 이렇다 할 협업이 없었다. 구글이 지난해 하반기 차세대 VR플랫폼 '데이드림' 사업을 시작했지만 현재까지 데이드림을 지원하는 모바일 기기는 구글 ‘픽셀’과 화웨이 '메이트9프로', ZTE '액슨7', 레노버 '모토Z' 등이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구글 데이드림을 전격 지원키로 함에 따라 이같은 VR 시장 경쟁-협력 역학구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구글과 삼성의 ‘데이드림’ 사업 협력은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물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구글로서는 안드로이드 진영의 맹주인 삼성 스마트폰이 포트폴리오에서 제외되면 VR시장 주도권을 잡기 어렵다.

삼성전자는 비디오게임 개발사 제니맥스로부터 자사 특허를 무단 사용한 오큘러스의 기술을 사용해 기어VR를 사용했다며 특허소송을 당했다. 지난 2월 오큘러스는 제니맥스와의 특허소송에서 패소, 5억달러 배상 판결을 받았다. 자칫 그동안 쌓은 VR 주도권에 상처를 입을 수 있다. 페이스북 오큘러스 사업 공조와는 별도로 구글과의 협력 필요성도 제기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AI(인공지능) 비서 ‘빅스비’로 인해 소원해진 구글과의 관계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전략 스마트폰 갤S8 출시를 준비하면서 구글 안드로이드 OS에서 지원하는 ‘구글 어시스턴트’와는 별개로 독자 AI 비서 '빅스비' 탑재 문제로 미묘한 갈등을 빚어왔다. 삼성전자가 구글의 또 다른 핵심 플랫폼 ‘데이드림’을 전격 지원하는 대신 ‘빅스비’ 서비스 부분에서 일정 부분 구글의 양보를 얻어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하드웨어 강자인 삼성전자와 플랫폼 강자인 구글의 협력으로 향후 VR시장의 확산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5억9770만달러 규모였던 스마트폰 기반 VR 헤드셋 시장은 올해 28억4140만달러로 5배 가까이 성장하고, 2020년 46억5020만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드림을 갤S8에 적용함으로써 삼성전자는 기어VR와 데이드림 ‘투트랙’을 통해 스마트폰 기반 VR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구글 역시 글로벌 1위 스마트폰 제조사와의 협력을 통해 데이드림의 성장 속도를 키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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