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강세론자는 글로벌 시클리컬에 베팅한다"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7.05.16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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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Market 인터뷰]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지금은 주식을 '단도직입적'으로 사야합니다. 네, 맞습니다. 한국 증시는 강세장이 한창입니다."



올 초부터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51·사진)이 들고 다닌 세미나 자료의 제목은 '강세장이다'였다. 윤 센터장은 지난해 5월부터 한국 증시에 강세장이 시작됐다는 사실을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사진제공=이베스트투자증권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사진제공=이베스트투자증권


그는 "국내 투자심리가 여전히 냉랭하다는 사실이 강세장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국내 투자자들은 코스피 지수가 1900일때 주식을 사라고 권유했더니 1850까지 내려가면 산다고 했습니다. 2100일때 다시 주식 투자를 권하니 2050 깨지면 산다고 했죠. 이제 2300입니다. 투자자들은 아직도 주식을 사지 않았고 강세장에도 불구하고 시장 분위기는 '냉탕'입니다. 냉랭한 시장 분위기가 의미하는 것은, 아직도 강세장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입니다. "



윤 센터장은 역사적으로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는 국면에서는 지수 고점이 형성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국내 자금이 뒤늦게, 시장이 아주 많이 올랐을 때 조바심에 고가에 주식을 사면 그 때가 상투(고점)라는 것이다. 때문에 강세장은 끝나기는커녕 여전히 진행 중이며, 더 갈 거라고 확신했다.

2017년 찾아온 '코스피의 봄'은 전통적인 수출주 강세장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이 지난해부터 빠른 회복세에 접어든 가운데 유럽의 물동량이 살아나면서 한국 수출이 좋아지고, 외국인이 대형 수출주를 순매수하며 '대장세'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강세론자가 되려면 글로벌 경기민감주(Cyclical)에 베팅할 수 있어야 합니다. 투자사이클이 돌아온 업종, IT를 필두로 화학 조선 해운 항공 등이 살아날 겁니다. 자동차 같은 글로벌 소비재 업종도 결국 오르게 될 겁니다. "


하지만 자동차를 비롯한 경기민감 업종은 경기와 실적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윤 센터장은 "강세론자라면 지금은 안 좋아도 이들 업황이 살아나고 있다는 걸 확신하고 베팅할 수 있어야 한다"며 "실적이 이미 확인된 IT나 내수주를 추천하는 것은 진정한 강세론자라고 볼 수 없다"고 언급했다.

연초 지수가 오르면서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전망은 반으로 갈렸다. 대부분 올해 코스피 목표치를 올렸지만, 강세장을 의심하는 일부 하우스들은 "IT는 좋지만 다른 업종은 부진해 코스피는 곧 조정에 직면할 것"이라며 내수주 비중 확대를 추천하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금융완화가 진행되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강화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금융사이클, 투자사이클이 도래하면서 우리가 오랫동안 '나쁜 주식'이라고 생각했던 현대중공업 (118,700원 ▼1,500 -1.25%), 대한항공 (21,750원 ▲50 +0.23%) 같은 기업들이 돌아설 때가 됐습니다. 이제 '나쁜 기업'이 '좋은 주식'이 되는 장세가 오는 겁니다"

때문에 그는 대형주 장세가 끝나고 중소형주 장세가 올 거라는 일각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다.

"일부 펀드매니저들이 곧 중소형주 장세가 올 거라고 주장하는데 과연 그럴까요. 코스피는 이제 PBR(주가순자산비율) 기준 1배를 조금 넘었고 코스닥은 1.8배입니다. 코스피가 더 저평가인데 이익은 빠르게 좋아지고 있습니다. 코스닥에서 반등이 나오겠지만 반등 이상은 아닐 겁니다"

대형주 강세장에서는 노땅 매니저가 운용하는 전통적인 대형주 액티브 펀드가 시장의 선봉에 설 것으로 전망했다. 윤 센터장은 "대형주는 규모의 경제 때문에 이익이 한 번 좋아지면 주가가 무섭게 오른다"며 "과거에 대형주 장세를 경험해본 '노땅 펀드'가 빛을 볼 때가 됐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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