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트라우마 벗는 삼성생명 "생큐, 삼성전자"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7.05.15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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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電 지분가치가 삼성생명 시가총액 맞먹어…"자산가치 대비 과도한 저평가"

생보사 트라우마 벗는 삼성생명 "생큐, 삼성전자"


삼성전자 덕분에 삼성생명이 '생보사 주가 악몽'의 트라우마를 벗고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가치 상승에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며 사상 최고가에 근접했다.



15일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생명 (78,000원 0.00%)은 전일대비 5000원(4.24%) 오른 12만3000원의 52주 신고가에 거래를 마감했다. 4월 말 11만원을 하회하던 주가는 외국인 순매수에 7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이날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고, 2014년 12월12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12만8000원)를 넘보고 있다.

삼성생명 주가 상승의 견인차는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가치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보통주 7.55%(1062만2814주)의 지분가치는 이날 종가 기준 약 24조5000억원으로 삼성생명 시가총액 24조6000억원과 맞먹는다. 영업가치를 0으로 계산해도 삼성전자 보통주 지분만으로 현 주가를 설명할 수 있는 것이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은 보유 지분가치를 제외하면 순수 영업가치는 거의 인정받고 있지 않아 극심한 저평가 상태"라며 "향후 삼성전자 주가의 방향성에 따라 재평가 여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게다가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으로 삼성전자 지분율 상승과 지분가치가 증가하며 삼성생명은 자동으로 순자산 증대 효과를 누리게 된다. 한국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내년에 삼성전자가 2차 자사주 소각을 마치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8.7%로 증가하고 지분가치는 3조7000억원(현재 시총 기준) 가량 늘게 된다.

덕분에 삼성생명 주가의 박스권 돌파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2010년 11만원에 상장한 삼성생명은 그 해 12월 7만9500원까지 급락해 공모주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이후 반등 후에도 13만원의 벽을 넘지 못하고 지지부진하며 '7년 박스권' 등락을 거듭해왔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지분가치 상승에 베팅하는 투자는 유효하겠으나 실적은 주가를 견인하기엔 충분치 않다고 지적한다. 지난 12일 발표된 삼성생명의 1분기 순이익은 5664억원으로 시장 예상치를 소폭 웃돌았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대체로 평이한 실적이나 주가를 견인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삼성전자 지분가치 상승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길원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생보사들의 본질적인 수익성이라 할 수 있는 신계약 가치의 성장이 평이한 상황에서 기조적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아직까지 삼성생명 주가의 속성은 삼성전자 가치와 금리 방향성에 베팅하는 ETF(상장지수펀드)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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