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에…희비 갈리는 슈퍼리치=삼성전자가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슈퍼리치(고액자산가)들의 주식시장에 대한 반응은 아직은 차가운 편이다.
김응철 신영증권 APEX패밀리오피스 상무는 "지수가 오르고 있지만 자산가들의 국내 주식 비중 확대가 나타나지 않아 걱정된다"며 "아직 개인 자금이 주식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본격화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신영증권 APEX패밀리오피스에서는 지난해부터 국내 주식비중을 늘릴 것을 조언해왔다. 하지만 기존에 싼 주식을 사 모으는 전략을 유지한 일부 고액자산가를 제외하면 새롭게 주식 투자에 관심을 갖는 고객은 많지 않다는 설명이다.
자산규모가 50억원~100억원을 넘는 고액자산가의 경우 삼성전자 주식 보유 여부에 따라 올해 수익률이 크게 차이 났다. 삼성전자는 고액자산가라면 대부분 보유하지만 올 들어 200만원을 넘어서면서 주식을 일부 정리한 사람과 200만원 위에서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의 희비가 엇갈렸다.
최현주 삼성증권 SNI호텔신라 부장은 "삼성전자가 200만원을 넘어선 이후에 뒤늦게 매수한 자산가들은 단기간에 10%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며 "지금은 주식이나 펀드를 팔지 말고 좀더 유지할 것을 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돈 번 사람이 어딨나요? 개미는 탄식=대형주를 일부 보유한 고액자산가와 달리 소액 위주로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은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코스닥·중소형주 비중을 크게 늘린 투자자들은 강세장에서 철저히 소외되는 분위기다.
쌈짓돈으로 주식에 투자하는 증권사 직원 윤모씨(41)는 "강세장이라고 하는데 주변에 돈 번 사람을 못 봤다"며 "내 주식도 오히려 소폭 마이너스인데 강세장에서 외국인만 돈을 버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임태훈 대신증권 강남선릉센터 PB(프라이빗뱅커)는 "개인 투자자 계좌의 주식은 중소형주 위주로 구성돼 있어 지수 상승에 따른 수혜를 받지 못했다"며 "개인 고객들은 물려있는 주식이 회복되기 전에는 주식을 파는 경우가 많지 않아 추가 주식 투자 여력이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 초부터 개인 고객에게 대형주 ETF(상장지수펀드)라도 편입해 대형주 장세에 대응할 것을 권고했지만 조언을 받아들인 경우는 많지 않았다"며 "당분간 관망세가 이어지다 지수가 2300~2400선을 돌파한 후에나 개인 자금 유입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