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신정부 '허니문랠리' 시작됐다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7.05.08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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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D-1 신정부 정책 기대에 코스피 51포인트 급등...코스피·코스닥·삼성電 '축포'

[내일의전략]신정부 '허니문랠리' 시작됐다


19대 대통령선거일을 하루 앞두고 코스피지수와 삼성전자가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신정부 '허니문 랠리'가 대선 하루 전부터 시작되며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순매수에 코스피·코스닥이 모두 초강세를 나타냈다.



8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51.52포인트(2.30%) 오른 2292.76에 마감했다. 외국인이 5457억원 순매수로 지수 상승을 견인했고 기관도 856억원 순매수로 동참하며 2015년 9월9일(55.52포인트)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대선일을 하루 앞두고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혁신 중소벤처기업의 투자자본 조달을 위해 코스닥시장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발언하자 코스닥지수도 8.28포인트(1.30%) 오른 643.39로 강세 마감했다.



코스피지수와 더불어 삼성전자 (80,800원 ▲1,000 +1.25%)는 전일 대비 7만5000원(3.30%) 오른 235만1000원의 역대 최고가로 마감했다. 외국인이 888억원 순매수를 기록, 사상 최고가 돌파를 견인하며 230만원의 벽을 가볍게 넘어섰다.

지난해부터 강세장을 외쳤던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우리가 전망했던 것보다 시장이 더 강해서 당혹스러울 정도"라며 "국내외 기관들의 투자 여력이 높고 기업 이익도 사상 최고치이기 때문에 여러모로 강세장 초입이라고 판단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초강세 삼성전자, 신정부 수혜주로 부상=5월 들어 삼성전자의 사상 최고가 행진을 견고하게 지지하고 있는 것은 자사주 매입이다. 지난 4월28일부터 시작된 자사주 매입이 매일 1만6400주씩 이어지는 가운데 외국인의 순매수 드라이브가 주가를 밀어붙이는 모양새다.


2015년 이후 외국인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기간에 주식을 순매도하곤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자사주 매입과 더불어 주식을 누적해가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의 13.3% 자사주 전량 소각 결정이 기업가치를 단숨에 15%가량 상향시키면서 외국인 매수가 계속되는 흐름이다.

외국계 IB(투자은행)가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수세는 강화되고 있다.

노무라는 삼성이 지주사 전환을 포기하고 자사주 소각을 선택해 대주주 지분율을 높이기로 결정한 가운데 오너 일가의 삼성전자에 대한 실질적 소유지분은 8%에 불과해 자사주 소각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지금 대주주 지분율은 18%대지만 삼성생명 및 삼성화재 등 금융계열사의 지분은 경제민주화 법안 통과 후 의결권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지분 상속시 막대한 상속세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정창원 노무라금융투자 한국법인 리서치헤드는 "삼성그룹의 오너 일가가 점진적으로 지분율을 확대하기 위해서 우리는 자사주 소각 방침이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자사주 소각을 통한 지분율 확대는 합법적이면서 동시에 소액 주주에도 이익이 된다"고 분석했다.

대선일을 하루 앞두고 고조된 신정부의 정책 수혜 기대감도 삼성전자의 사상 최고가 행진에 한몫을 했다. 지지율 1·2·3위를 달리는 대선후보가 모두 4차 산업을 미래성장산업으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는데 국내에서 4차 산업 관련주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표 기업이기 때문이다.

◇외국인, 한국주식 러브콜 계속될 것=코스피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은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프랑스 대선이 예상대로 무난하게 마무리됐고 9일 한국 대선이 끝나면 국내외 정치적 불확실성이 크게 낮아지며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강화될 수 있어서다.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당분간 글로벌 주식시장의 사상 최고치 경신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북핵 문제와 프랑스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완화됐고 미국의 4월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는 등 위험자산 선호가 강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했다.

올 들어 꾸준히 한국 주식을 사고 있는 외국인 순매수는 1차 프랑스 대선 이후 강화되는 흐름이다. 연초 이후 한국 주식시장에 들어온 외국인 자금은 7조3000억원인데 이 가운데 약 2조3000억원이 4월23일 프랑스 1차 대선 이후에 순유입됐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신흥시장 중에서는 상대 매력이 높은 편이라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진 지금 외국인 투자자에게 유망 투자처가 될 것"이라며 "한국 증시는 실적 개선 기대감, 거시경제 지표의 반등, 신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기대감으로 신흥국 중에서도 매력이 더 부각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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