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피 탈출 코스피, 대선 타고 날아오를까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7.05.0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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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불확실성 해소&신정부 정책 기대감 코스피에 호재"

지난 4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코스피가 오는 9일 대선이라는 새로운 변곡점을 맞는다. 새정부 출범 기대감을 안고 2300선 돌파를 향한 랠리를 이어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지난 주 코스피 지수는 6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35.80포인트(1.62%) 오른 2241.24에 마감했다. 2011년 4월27일 기록한 전고점(2231.47)을 경신했고 2240선마저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로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 이익 급증과 수출 호조, 주주환원 정책 강화가 외국인 매수로 이어지고 있는 현 상황은 2011년보다 훨씬 긍정적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오는 9일에는 19대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어 코스피가 추가 상승 시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지기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대선이 종료되면 시장은 이를 불확실성 해소 관점에서 받아들일 것"이라며 "새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 정책 기대감에 코스피가 추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스피 탈출 코스피, 대선 타고 날아오를까


◇뜨거운 사전투표 열기…대선, 코스피에 호재=대통령 직선제가 시행된 13대 대통령 이후 18대까지 코스피 지수 추이는 통계적으로 임기 1~2년차의 평균 수익률이 23~26%로 가장 좋았다. 대통령 취임 시기와 미국 경기회복기가 맞물리는 경우가 많았고 내수 부양책으로 경기가 일시적으로 반등하는 흐름이 나타나서다.

탄핵 이후 조기 대선으로 치러지는 이번 장미 대선(5월9일)에 대한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상황이다. 대선 기대감에 4월 말부터 소비심리가 100포인트를 상회하는 등 경기회복 분위기도 고조되고 있다.


권영선 노무라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갤럽 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이 2위 안철수 후보와 큰 격차를 벌리며 1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예상대로 문 후보다 당선된다면 확장적 재정정책과 중립적인 통화정책, 엄격한 가계부채 관리, 기업 지배구조 개편 정책 강화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경제민주화'의 가속화는 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코스피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대부분의 주요 후보가 경제민주화 공약을 전면에 내세운 상황에서 기업들의 선제적 대응이 주식시장에 큰 호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주사 전환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던 삼성전자가 지주사를 포기하고 자사주 13.3% 전량 소각을 결정한 것처럼 주주민주화를 위한 기업의 결정이 주식시장의 재평가로 이어질 거란 전망이다.

◇장미대선, 대세는 '4차산업株'=19대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차기 정부는 4차 산업에 대한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전망이다. 대선 주자별 지지율 1,2,3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안철수 홍준표 후보가 모두 미래 성장 산업으로 4차 산업을 지목하고 있어서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4차산업혁명 플랫폼을 구축,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혔고,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4차 산업 발전을 위해 5년간 20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4차 산업 혁명의 기조에 맞춰 산업 구조개혁을 시도하고 민간 주도의 산업 발전을 유도한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차기 정부의 정책 수혜주는 단연 4차 산업 관련주가 될 것"이라며 "IT강국의 이미지와 달리 우리나라는 4차 산업에 대한 준비가 많이 뒤떨어진 상황인데 각 후보가 모두 4차산업 육성방안을 공약으로 제시해, 차기 정부에 4차 산업 관련주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4차 산업 관련주가 이미 증시에서 주도주로 부상했고 새 정부 집권 초기에 다시 한 번 4차 산업 성장주의 랠리가 나타날 전망이다. 특히 대형주 외에 4차 산업 관련 중소형주와 코스닥의 반등을 기대할 수 있어 개인 투자자들에 희망을 주고 있다.

◇'만년 환매' 국내 투자자 변심하나=지난 4일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시각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박스권이 장기화되며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넘어설 때면 어김없이 펀드 환매가 속출했지만 이제는 코스피가 더 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펀드 환매를 자제하고 오히려 주식을 사야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은 이미 올 들어 매수 우위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 매수세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외국인-연기금의 쌍끌이 순매수는 코스피 사상 최고치 경신 흐름을 이끌어나갈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 물론 사상 최고치 돌파에 따른 단기 급등 부담에 차익실현 매물이 일부 출회될 가능성이 있지만 '박스권 돌파'가 주식시장에 신규 자금 유입을 불러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특히 3월 이후 주식시장은 지속적으로 상승했지만 ETF(상장지수펀드)를 제외한 국내주식펀드의 월간 유입규모는 소폭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3월 초 이후 주간유입규모는 2000억원 이상으로 확대되며 긍정적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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