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초 성탄 및 설 과자선물세트/사진제공=롯데제과
요즘 과자선물세트는 과거와 달라졌다. 가장 인기있는 로봇이나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포장에 등장하고, 포장 형태도 세련됐다. 기존 단순 박스형태였다면 과자를 먹고 난 후 장난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배낭, 정리함 등으로 변신했다.
종합과자선물세트. 왼쪽부터 롯데제과, 오리온 제품/사진제공=각사.
오리온의 경우 온라인으로만 '정(情)파이 선물세트'를 9600원에 판매한다. 오프라인 매출이 크게 높지 않은데다, 온라인 쇼핑몰을 활용해 집에서 받아보려는 편하게 받아보려는 주부 소비자들이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추억의 선물세트를 출시하는 곳이 예상보다 적어 서운한 소비자들을 위해 유통업체도 직접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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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는 지난달 27일부터 오는 10일까지 황금연휴 특별 이벤트를 진행한다. 롯데제과 스낵 무한 골라담기로, 매장 내 비치된 상자에 롯데제과 스낵을 담는 만큼 가져가는 방식이다. 1만7800원에 봉지 개수와 상관없이 과자를 살 수 있어 탑처럼 과자를 쌓아 구매해온 소비자들의 인증샷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퍼지고 있다. 과자선물세트의 추억을 되살리는 것은 물론, 소비자들에게 재미와 실속구매 기회를 모두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찾기 어려워진 과자선물세트…왜?=과자선물세트가 출시된 것은 1960년대다. 70년대부터 조금씩 인기를 끌기 시작해 80년대 전성기를 누렸다. 초기 선물세트는 골판지 박스를 4각으로 접어 과자를 꽉 채워 넣었고, 박스를 그림이 인쇄된 비닐 포장지로 감싼 형태였다. 가격도 5000원부터 2만원까지 다양했다. 당시만 해도 선물의 종류가 많지 않아 과자종합선물세트는 최고의 선물로 꼽혔다.
1970~1980년대 인기를 끌었던 과자선물세트/사진제공=롯데제과
업체 입장에서도 과자선물세트는 수지가 맞지 않는 제품이었다. 포장이 모두 수작업으로 이뤄져 인건비가 많이 드는데다, 포장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이에 인기가 사그러들기 시작한 90년대, 오리온과 해태제과, 크라운제과 3사가 모두 선물세트 생산과 판매를 중단했다. 롯데제과만이 농어촌 지방과 도심 외각을 타깃으로 생산을 이어가 현재까지 과자선물세트를 출시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과자선물세트는 형태와 포장이 크게 바뀌었다. 기존 단순한 상자형태에서 박스 활용도를 높일 수 있도록 손잡이가 있는 책가방 형태, 등에 메는 배낭 형태, 수납박스 형태 등으로 다양하게 변신했다.
2000년대 중반 배낭형태 과자선물세트/사진제공=롯데제과
향수를 불러 일으켰던 과자선물세트는 이제 특별한 날이 아니면 만나보기 어렵다. 롯데제과도 설, 추석, 어린이날, 성탄절 등 4개 기념일에만 생산·판매하고 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과자선물세트 연 매출은 40억~50억원 수준"이라며 "창립 후 50년간 한해도 거르지 않고 과자선물세트를 판매해온 만큼 앞으로도 추억과 기쁨을 줄 수 있는 선물세트를 지속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