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에 출간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의 자서전 '나 돌아가고 싶다' ./사진=남궁민 기자
2005년 출간된 책은 현재는 절판돼 중고시장에서만 거래되고 있다. 12년 전인 출간 당시 판매가는 9500원. 이른바 '돼지흥분제' 논란이 불거지기 전 온라인 중고시장에서 2000원 안팎에 거래되던 책은 논란 이후 26일 현재 3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매물도 거의 사라진 상태다.
'나 돌아가고 싶다' 책머리 중. /사진=남궁민 기자
책의 절반은 가족들에 대한 홍 후보의 생각들로 채워졌다. 다양한 일화를 통해 가족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담았다. 부모와 형제, 부인과 자식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만큼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도 컸다. 홍 후보는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선출 연설에서도 "인생의 마지막 꿈이 내가 대통령이 돼 엄마처럼 착한 사람을 잘 살게 해줘 보자, 그게 제 마지막 꿈입니다"라며 어머니에 대한 회한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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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후보는 자신의 누나들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하나님이 정말 원망스럽다. 착하게 살면 복을 받아야 하는데 내 여형제를 보면 착하게 살았는데도 복을 받지 못했다. 못 배우고 가난하면 복도 받지 못하는지 하나님이 원망스럽다"고 애통한 마음을 적었다.
◇광주와의 인연 강조…"광주의 한(恨) 온몸으로 느껴"
'나 돌아가고 싶다'에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와 광주, 호남의 인연이 수차례 강조됐다. /사진=남궁민 기자
그러나 최근 홍 후보는 '5·18 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법'에 따라 부여하는 이른바 '5·18 가산점'에 대한 재검토를 공약했다.
지난 17일 대구 동성로 유세에서 "5·18 가산점에 대한 입장을 밝혀 달라"는 질문에 홍 후보는 "5·18 가산점을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또 지난 25일 토론에서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5·18 가산점'에 대한 입장을 묻는 등 '5·18 가산점'을 쟁점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어릴 적 부자의 횡포에 '분노'…'노블레스 오블리주' 강조
춘궁기에 곡식을 빌려주고 높은 이율로 돌려 받은 부자를 회상하며 홍 후보는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강조했다. /사진=남궁민 기자
하지만 홍 후보는 이달 13일 대한상공회의소 강연에서 "부자들의 것을 뺏어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주는 것은 홍길동이나 하는 짓"이라며 법인세 증세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법인세를 낮춰 기업들의 기를 살려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인터뷰에서는 고소득자 증세에 대해 긍정적인 다른 후보들과 달리 고소득자 소득구간 신설 문제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며 유보적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韓, 은퇴 문화가 없다" 지적…최근엔 손학규 국민의당 선대위원장 저격
한국의 '은퇴 문화'에 대한 생각을 드러낸 홍 후보. /사진=남궁민 기자
홍 후보는 지난 19일 손학규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장을 향해 "선거가 끝나면 해남 토굴로 가서 또 정치쇼하지 마시고 광명 자택으로 가셔서 조용히 말년을 보내라"며 "과거 같은 당에서 선배로 모시고 존경했던 분이 무슨 미련이 남아서 막바지에 저렇게 추하게 변해가는지 참으로 정치는 알 수 없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토론 지루하면 시청자들 채널 돌려… 격한 토론 즐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25일 열린 중앙일보-JTBC-한국정치학회 공동주최 2017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스1
최근 대선주자 TV토론이 진행되며 홍 후보의 직설화법은 큰 화제가 됐다. 주로 차분한 어조를 고수하는 후보들과 다른 토론 방식으로 홍 후보는 지지자들 사이에선 '사이다' '저격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홍 후보의 토론 태도를 불편하게 여기는 시청자들은 "무례하다" "분위기를 깬다"는 상반된 평가를 내놓고 있다.
◇회한으로 가득한 외침…"나 돌아가고 싶다"
이외에도 책에는 '검사 홍준표' '정치인 홍준표'가 겪은 역정에 대한 이야기가 적혀 있다. '노동법 날치기' 참여,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당위성을 역설하지 못한 데 대한 후회도 담겼다. 논란이 된 '돼지흥분제' 이야기와 후에 "이대 계집애들은 패버리고 싶다"고 말하며 논란이 된 미팅 이야기도 쓰여 있다.
홍 후보는 책 서두에 "최정상에서 누리는 기쁨이라는 것도 불과 4, 5년에 그치는데 그 정점을 향해 맹목적으로 달리는 군상들의 모습이 더 없이 불쌍해 보이기조차 합니다"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