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유니클로' 될까… 무인양품, 국내 진출 이후 최대 실적

머니투데이 배영윤 기자 2017.04.2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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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매출 786억원, 영업익 28억원 달성… 올해 새 대표 선임, 대형 매장 출점 가속화

일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무인양품(MUJI)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40% 증가하는 등 성장에 속도가 붙었다. 올해 매장 추가 출점, 상품 다변화 전략 등으로 '2017년 1000억원 매출' 목표를 달성할지 주목된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무인양품이 지난해 국내에서 달성한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86억2945만원, 27억8243만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약 40%, 영업이익은 무려 7122% 증가했다. 지난 2015년 영업이익 3852만원을 기록한 데에 따른 기저효과로 급증한 수치지만 2004년 국내 진출 이후 거둔 최대 실적이다.



무인양품은 1980년 일본 대형 슈퍼마켓 체인 '세이유'의 생활용품 자체브랜드(PB)로 출발했다. 현재 일본 '양품계획'이 운영하고 있으며 전세계 26개국에 진출한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다. 국내에는 2004년 12월 양품계획과 롯데상사가 6:4 지분으로 '무지코리아'를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무인양품이 지난해 국내에서 최대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영업이익이 부진했던 상황에서 홍보비·물류비 등 비중을 줄이는 등 효율적 운영을 위한 재정비에 주력했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 소비자의 니즈에 맞는 아이템을 발굴하고 적극적인 홍보에 힘을 쏟은 것이 통했다. 무인양품의 '발수코튼 스니커 시리즈'는 지난해 단일 품목으로 50억원 이상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지난해 하반기 어플리케이션(앱) '무지 패스포트'(MUJI PASSPORT) 론칭 효과도 한몫했다. 앱을 통해 체크인, MUJI마일, 쿠폰, 포인트 등 다양한 혜택과 재고·상품 검색 등 쇼핑에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해 론칭 2개월 만에 회원수 3만명을 돌파했다. 실제 방문 고객수도 2015년 대비 150% 증가했다.

무인양품은 '노 브랜드'와 '좋은 상품'이라는 확고한 콘셉트를 앞세워 심플한 디자인의 상품을 선보이는 브랜드다. 국내 진출 초기에는 주로 롯데그룹 유통 채널을 통해 매장을 확대했다. 2008년 137억원, 2011년 233억원 매출을 올리며 매년 평균 두 자릿수 성장, 마니아층 사이에서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스웨덴 브랜드 '이케아', 이마트 (63,000원 ▲1,500 +2.44%) PB에서 신세계인터내셔날 (17,810원 ▼40 -0.22%)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거듭난 '자주' 등의 성장으로 라이프스타일 시장 경쟁이 본격화됐고 2012년에는 매출 7% 성장, 영업손실 발생 등 주춤하기도 했다.

롯데 울타리를 벗어나 강남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한 2013년에 매출 362억원을 달성, 전년 대비 46% 증가하며 성장에 속도가 붙었다. 강남 매장 오픈 당시 무지코리아 측은 "2017년 매출 1000억원, 2020년 전국 60개 매장"을 목표로 내걸었다.


다양한 유통 채널로의 진출도 가속화됐다. 지난해 신세계 하남스필드를 비롯해 지난달에는 일산 대형 쇼핑몰 벨라시타에 오픈, 현재 전국 22개 매장과 공식 온라인몰을 운영 중이다. 이달 말 신세계백화점 동대구점에 신규 매장 오픈을 앞두고 있는 등 올해 25호점 달정이 목표다.

무지코리아 관계자는 "강남 플래그십 매장 오픈 당시 200평 매장 기준으로 2020년까지 매장 60개를 목표로 내세웠는데 브랜드 콘셉트를 잘 전달할 수 있는 대형 매장을 확대하는 쪽으로 정책을 바꿨다"며 "최근 300평이상 대형 매장 오픈이 늘고 있으며 2020년까지 40개점이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 2월에는 MD(상품기획자) 출신 나루카와 타쿠야 신임 대표가 무지코리아 새 수장으로 선임됐다. 나루타와 대표는 상품 기획뿐 아니라 매장 운영이나 판매, 해외 사업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약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로운 상품 전략을 내세울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는 매장 규모가 크지 않은 표준 점포 기준으로 상품 구성을 하고 있는데 향후 대형, 기함점(플래그십스토어 규모의 매장) 출점을 목표로 일본에서 선보이는 다양한 상품군을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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