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채용 줄고, 경력직 선호…취준생 설 자리 좁아져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17.04.18 11:00
글자크기

경총 조사, 신규 채용 전년대비 6.6%↓...채용계획 없거나 미결정 2011년 이후 최대

경기침체와 불확실한 대내외 여건으로 국내 기업들이 신규채용을 줄인다. 채용계획이 없거나 채용을 결정하지 못한 기업이 2011년 이후 최대로 나타났다. 여기에 기업들의 경력직 선호는 더 커져 취준생(취업준비생)들이 설 자리는 더 좁아졌다.

18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100인 이상 기업 258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7년 신규인력 채용동태 및 전망조사’ 결과, 올해 기업들의 신규인력 채용(예상) 규모는 전년대비 6.6%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채용인원 대비 신규인력 채용규모(예정) 증감률 /자료=한국경영자총협회전년 채용인원 대비 신규인력 채용규모(예정) 증감률 /자료=한국경영자총협회


기업규모별 전년대비 채용규모의 증감률은 △300인 이상 기업 -5.8% △100~299인 기업 –14.8% △300~999인 기업의 -8.5% △1000인 이상 기업은 –3.9%로 나타났다. 중소·중견(100~299인, 300~999인)기업의 채용 여력이 크게 떨어졌다.

대졸 신규채용 규모는 지난해 -5.8%에서 올해 -7.3%로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고졸 채용은 전년보다 –7.9% 줄어들며 4년 연속 감소했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7.5%)이 비제조업(-5.2%)보다 신규채용이 더 크게 줄었다. 최근 조선·중공업의 불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채용계획이 없거나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답한 기업은 46.7%에 달했다.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채용계획이 없다’는 응답(21%)은 2011년 9.9%보다 2배 이상 늘었다.

기업들은 신규채용을 줄이거나, 채용을 하지 않는 이유로 ‘경기침체에 따른 경영실적 악화’(46.6%)를 꼽았다. 이어 △대내외 불확실성 증가(21.2%) △정년 60세 시행에 따른 신규채용 여력 축소(14.0%) 순으로 나타났다.

신규채용을 늘리기 위해서는 임금동결 및 임금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기업들은 목소리를 모았다. 응답 기업의 47.3%가 임금동결 등의 조치가 신규채용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이어 △임금동결 및 대졸초임 하향 조정을 통한 재원 마련 △임금체계 개편 △초과근로 축소를 통한 일자리 나누기 순으로 나타났다.


신입․경력직 채용 비중 추이(2009~2017년) /자료=한국경영자총협회신입․경력직 채용 비중 추이(2009~2017년) /자료=한국경영자총협회
다만 ‘현 상황에서는 어떠한 조치도 도움이 안 된다’라는 응답이 43.8%에 달해 경기 침체 등 전반적인 경기여건 개선이 가장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임금동결이 필요하다고 답한 기업 중 60.7%가 추진계획이 없거나 추진해도 노조의 반대로 시행이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기업들의 경력직 선호 현상은 더 확대됐다. 신규채용 예정 근로자 10명 중 3명은 경력직이 차지할 것으로 조사됐다. 경력직원은 신입직원에 비해 재교육·훈련 비용이 크게 소요되지 않고 즉시 실무에 투입이 가능하다는 점이 선호 확대에 영향을 줬다.

경총 관계자는 “경력직 선호도는 2009년(17.3%)과 비교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며 “신규인력 채용계획이 있거나 이미 채용을 실시한 기업의 경우 채용 이유로 ‘결원충원’(34.9%)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고 밝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