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전 대통령 구속 기로에…靑 "참담하고 비통"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17.03.30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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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 없어…불구속 결정 기대"

박근혜 전 대통령이 3월30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박근혜 전 대통령이 3월30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3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 여부를 가릴 영장실질심사에 들어간 가운데 청와대는 법원의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참모들은 안타까운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 청와대 참모는 이날 대통령을 잘못 보좌한 참모로서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며 "참담하고 비통한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원이 공정하고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다른 참모는 "검찰이 주장하는 내용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진실과는 너무 동 떨어져 있다"며 "국가원수를 지낸 분을 굳이 구속시켜 수의까지 입혀야 하겠느냐"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불구속수사가 원칙 아니냐"며 "박 전 대통령의 경우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도 없는 만큼 불구속 결정이 내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 공여 혐의로 구속된 상황에서 대향범(對向犯)인 뇌물 수수자로 지목된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만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기류도 있다.



대다수 참모들은 착찹한 심정을 드러내면서도 청와대의 입장이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우려해 반응을 자제했다.

청와대 참모들은 이날 오전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회의를 가진 뒤 각자 사무실에서 박 전 대통령이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는 장면을 TV로 지켜봤다.

상당수 참모들은 법원의 영장실질심사 결과를 기다리며 청와대에서 밤 늦게까지 대기할 계획이다. 한 참모는 "대통령을 모셨던 사람으로서 박 전 대통령의 거취가 결정될 때까지 퇴근하지 않고 기다리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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