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대우조선 2016 회계연도 정기 주주총회는 처음으로 옥포조선소 내부의 사원 강당에서 열렸다. 대우조선이 구조조정 차원에서 2015년 서울 사옥을 매각하고 본사를 거제도 옥포 조선소로 옮긴 까닭이다.
↑ 유튜브 동영상 대우조선 주주총회1
현장 작업복을 입은 정성립 사장은 이날 조선업 전망에 대한 우려를 인사말로 전하며 총회를 시작했다. 정 사장은 지난해를 "창사 이래 가장 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희생의 시간"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올해 전망에 대해선 "큰 폭의 (시황) 반등이나 개선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정 사장은 해양 사업부에 대해 "근 시일 내에 발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고, 특수선 사업부는 "정부 발주 물량이 있지만 관급 공사 선수금 보증문제가 장애요인이 될 것"이라고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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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정성립 사장은 4가지 주주메시지를 전했다. 첫째는 철저한 생존전략의 실행이다. 채권단과 한 약속을 넘어 생존을 위해서는 재무구조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둘째는 수익성 중심의 내실경영이다. 그동안 원가관리체계가 제대로 확립되지 않았다며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공언했다.
셋째는 관리체계 고도화다. 대우조선의 현재 어려움은 철저한 책임경영이 부재했다는 것을 지적했다. 마지막은 희망과 활력의 일터 만들기다. 정 사장은 "최근의 충격 분노 좌절의 기업에서 벗어나 희망과 열정의 불씨를 살리자"고 당부했다.
정 사장이 준비한 메시지를 마치자 총회는 물 흐르듯이 이어졌다. 5조원대 분식회계에 이어 지난해에도 2조7000억원대 손실을 냈지만 영업보고 자체가 생략됐다. 미리 멘트를 준비한 주주 한 명이 발언기회를 얻어 "영업보고는 서면으로 대체하자"고 제안하자 정성립 사장은 제청을 구해 구두보고를 건너뛰었다.
↑ 유튜브 동영상 대우조선 주주총회2
전날 외부감사인 PwC삼일회계법인이 '한정 의견'을 낸 재무제표에 대해서도 주주들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수주산업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감사인이 주주들에 사실상 추가 손해 예상을 할 수 없다는 의견을 냈지만 준비된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원안 승인"을 외쳤다.
대우조선은 20여 분만에 자신들의 조선소 내에서 진행된 주총을 신속하게 끝냈다. 퇴청하는 정 사장에게 정부의 추가지원 6조원의 근거가 되는 올해 20억 달러, 내년 50억 달러의 수주가 구체적으로 가능하냐고 묻자 그는 "언론에 나온 대로 노력 중이고 자세한 것은 영업비밀이라 말할 수 없다"고 했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4조2000억원을 지원받았지만 약속한 115억 달러의 수주를 해내지 못하고 실제 수주는 15억4000만 달러(13.4%)에 그쳤다. 올해 정부는 지역경제를 지키고 추가적인 피해 50조원 이상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약 6조원의 추가 공적자금 투입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