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네이버 자율車…"인간처럼 사물 보고 판단"

머니투데이 이해인 기자 2017.03.30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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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센서 대신 딥러닝 기반 이미지인식 고도화 주력…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공개

네이버의 자율주행차량./ 사진제공=네이버네이버의 자율주행차량./ 사진제공=네이버


#건물 모형들이 미로처럼 놓인 공간에 홀로 떨어진 미니 로봇 M1. 고개를 돌려 주위를 살피듯 좌우로 조금씩 회전한다. 이내 좁은 건물 모형 사이를 유유히 빠져나간다. 그러나 몇 m를 채 가지 못해 눈앞에 장애물을 맞닥뜨린다. 우려와 달리 당황한 기색조차 없는 M1. 오른쪽으로 경로를 틀어 다시 움직인다.



M1은 네이버가 처음으로 개발한 로봇이다. 30일 ‘2017 서울모터쇼’ 네이버 미디어데이에서 처음으로 모습이 공개됐다. 이날 행사는 네이버의 자율주행차 기술력을 소개하는 자리. 자율주행차 대신 3D(차원) 매핑 로봇이 등장한 이유는 3D 지도가 네이버 자율주행차 기술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값비싼 센서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이미지 분석’과 AI(인공지능) 기반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 중이다. 수억원대에 달하는 ‘라이다’ 대신 카메라와 딥러닝(심층학습) 기술을 이용해 사람이 눈으로 환경을 살피고 머리로 판단하는 것과 같은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송창현 네이버 CTO(최고기술책임자)는 “비전 기술과 딥러닝 기술을 바탕으로 자율주행분야의 R&D(연구·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며 “특히 딥러닝기술을 기반으로 경제적이면서도 정확도를 높인 인지기술이 네이버의 차별화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메라와 딥러닝을 통한 네이버의 자율주행 시스템 예시. 차량의 종류를 구별하는 모습(위)과 차선변경을 위해 후방 카메라로 차량 존재 여부를 판단하는 모습./ 사진제공=네이버카메라와 딥러닝을 통한 네이버의 자율주행 시스템 예시. 차량의 종류를 구별하는 모습(위)과 차선변경을 위해 후방 카메라로 차량 존재 여부를 판단하는 모습./ 사진제공=네이버
◇“고가 센서 노(NO)”…사물 보고 판단하는 자율주행=현재 네이버의 자율주행차 기술은 미국자동차공학회 기준 레벨3 수준. 지금까지의 자율주행차량은 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라이다’ 기술 위주로 개발됐다.



네이버는 자동차에 부착된 카메라로 도로상황을 인식하고 딥러닝 기술을 통해 스스로 판단하는 데 중점을 둔다. 마치 사람이 사물을 눈으로 보고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같다. 이로써 자율주행차량 가격을 낮춰 대중화한다는 전략이다. 센서가 아닌 카메라 인지 기반 자율주행 기술은 GPS(위치확인시스템)가 잡히지 않는 곳에서도 자율주행이 가능해 안전성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네이버의 설명이다.

네이버는 이날 시연에서 딥러닝 기반의 이미지 인식 기술로 도로 위 사물과 위치를 정밀히 파악해 차량경로를 설정하고 측후방 영상에서 빈 공간을 판단해 차선변경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송 CTO는 “인지 기반 자율주행 기술은 실제 도로주행을 통한 경험과 데이터를 쌓는 게 필수”라며 “다양한 파트너와 손잡고 기술 수준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일반 차를 커넥티드카로…IVI 플랫폼 공개=네이버는 이날 ‘IVI(in-vehicle infotainment) 플랫폼’도 처음 공개했다. 애플의 '카플레이'나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와 비슷한 콘셉트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정보오락) 시스템이다. 내비게이션을 통해 빠른 경로를 찾고 음악을 재생하거나 통화할 수 있다. 음성으로도 조작이 가능해 편리하다.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의 경우 반드시 스마트폰과 연동돼야 하지만 네이버 IVI는 스마트폰 없이도 자체 구동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네이버가 개발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시제품./ 사진제공=네이버네이버가 개발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시제품./ 사진제공=네이버
네이버 서비스와 연동해 음악 플레이리스트를 저장하거나 주행경로를 미리 저장해둘 수도 있다. 네이버는 별도 기기를 통해 완성차업체를 비롯해 애프터마켓(서비스용품시장)까지 노리겠다는 구상이다. 송 CTO는 “자율주행 기술이 완성되면 사람들이 차 안에서 다양한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오는 7월 그린카 공유 차량을 시작으로 다른 업체들과 IVI 플랫폼 협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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