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진 '갤노트7 사태' 심정고백…"힘들었지만, 비용 아닌 투자될 것"

머니투데이 뉴욕=송정렬 특파원, 서진욱 기자 2017.03.30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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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가슴 아프고 힘들었던 시기…2020년 삼성전자에 큰 밑거름 될 것"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사진제공=삼성전자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사진제공=삼성전자


"비용이 아니라 투자로 만들겠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지난해 8월 '갤럭시노트7' 출시 이후 잇단 발화사태로 불면의 시간을 보내면서 가슴 깊이 이런 각오를 다졌다고 털어놓았다.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새로운 전략스마트폰 ‘갤럭시S8’을 전세계에 처음 선보이는 ‘삼성 갤럭시 언팩 2017'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였다.

고 사장은 발화사태 이후 3개월간 하루도 빼놓지 않고 수원사업장에서 주 5일 아침회의를 하고 토요일엔 구미공장에서 현장을 직접 점검하며 원인분석과 대책 마련에 나섰다.



그는 “자체적으로 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외부 여러 기관과 업체에도 독립적 조사를 맡겼다"며 "배터리가 원인이라는 확신을 하고서는 버클리대, 케임브리지대, 스탠퍼드대, 산요 등의 원로 4명으로 자문단을 구성, 제품 20만대와 배터리 5만개를 테스트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삼성전자는 기존 4~5개 단계의 배터리 점검방식을 8포인트 배터리 안전성 검사로 대폭 강화했다. 이제는 심지어 협력사에서 배터리팩을 납품받으면 분해 분석까지 한다고 고 사장은 설명했다.

고 사장은 “굉장히 가슴 아프고 힘든 시기였다”며 “하루, 이틀, 사흘 지나며 초기엔 분노가 끓어올랐지만 1주일, 열흘 지나면서 이것을 진작 왜 안했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솔직히 얘기하면 배터리를 잘 모른다. 배터리는 (협력사가) 우리가 준 스펙대로 만들어오면 스펙대로 만들어졌는지 안전성 평가만 했지 공정에 깊숙이 들어가보지 못했다. 관계사가 메인 협력사이다 보니 그런 부분도 있었다. 이게 우리가 잘못한 것이구나. 이런 부분을 더 철저히 해야 한다.”

고 사장은 “갤럭시노트7 사태는 큰돈을 잃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라며 “이 투자가 먼 미래 2020년, 2030년 삼성전자에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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